[기자수첩]명품 브랜드 ‘임원’의 특권 의식 ‘유감’

입력 2011-07-20 11:07수정 2011-07-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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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은 대한민국에서 0.1%만 이용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왠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관심이 많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명품 중의 명품으로 알려진 프랑스의 C브랜드 한국 지사에 근무하고 있는 K상무는 최근 한-EU FTA 이후 명품 가격인하 여부에 대한 출입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순간 놀랐다.

명품소비가 대중화된지 이미 오랜데 국내에서 근무하는 임원급 직원이 아직도 명품을 특권층의 전유물로만 생각한다는 인식 자체가 새로웠기 때문이다.

명품은 가격대가 수백만원부터 일부 제품은 수억원을 호가하는 제품이 많아 과거에는 40~50대 여성들이 주로 소비했지만 최근에는 30대 전문직 종사자부터 20대 직장여성, 심지어는 10대들까지 명품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사치품으로 불리며 자신의 성공과 모방 심리 때문에 명품을 구매하는게 일반적이긴 하지만, 명품에 대한 욕망은 이미 대중적이고 ‘1개 쯤은’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명품 기업은 사회와의 소통과 단절돼 있다. 0.1%만 이용한다는 이 임원의 얘기는 특권층만을 연상시킨다. 대중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다.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으니 당연히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명품을 파는 곳에서도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툭하면 매장 철수를 언급해 유통업체들을 당황케 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 명품 브랜드는 지난 5월 제품 가격을 20% 이상 크게 올렸다. 싸게 사서 중고시장에 내놔도 남길 수 있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이 브랜드는 한-EU FTA 시행이후 가격을 내리지 않다가 경쟁사가 가격인하를 결정하자 뒤늦게 가격을 내리기로 했지만, 인하 수준이 3% 정도에 그쳐 생생내기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외국의 명품 브랜드는 한국에서 이미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다. 어깨에 힘빼고 한국시장을 좀더 꼼꼼히 분석해야 가격에 대한 부분이나 특권의식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소위 해외 명품 브랜드 직원들은 한국이 지난해 수출 세계 7위, 무역규모 세계 9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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