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新 3苦’에 운다

입력 2011-07-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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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끊고 도시락 ...월세 싼 반지하로

# 지방에서 올라와 광화문에서 직장생활하는 박지연(30)씨는 요즘 비싼 식대 때문에 영화관람, 도서구매 등의‘문화생활’을 포기한 지 오래다. 박씨는 동료 직원 4명과 점심 한끼에 들어가는 가격은 4만원대를 육박하고 여기에 35만원의 임대료와 보증금 대출 이자, 공과금 등을 내고나면 시집갈 자금 모으기도 쉽지 않다.

박씨는“직장 후배들도 많이 늘어나 후배 밥값을 내는 것도 너무 부담스럽다”며“재밌는 영화라도 개봉하는 날에는 극장 근처는 커녕, 불법다운로드 해서 보기 일쑤다. 책은 주변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있다”고 말한다. 부담스런 식대와 날이 갈수록 치솟는 휘발유값, 주거비 등으로 젊은 직장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직장인들은 외식을 최대한 자제하고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다니고 가장 싼 월세를 찾아 반지하로 들어가는 등‘필수 비용’을 줄이는 데 고군분투 한다. 그래도 통잔 잔고는 연이어 줄고 있다.

‘점심값 1만원 시대’가 되면서 근처 관공서나 대학 구내식당을 찾는 직장인의 모습은 이제 익숙해졌다. 심지어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는 직장인들도 늘고 있다.

대치동 강남경찰서 구내식당은 점심 식권 판매량 250여장 가운데 3분의1 가량이 근처 직장인들 차지다.

외부인에게는 경찰서 직원보다 1000원 비싼 4000원을 받지만 다른 식당의 절반 가격이고 음식 종류나 질도 좋은 편이어서 인근 기업 직원들로 식당은 인산인해다.

여의도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조은영(28)씨는 “최근 직장동료들과 얘기를 나누다 두어달 전부터 도식락을 싸가지고 와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며 “여의도 밥값이 너무 비싸서, 한달에 5번 정도만 사 먹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휘발유값이 두 달 만에 다시 ℓ당 2000원대에 육박하면서 자가용을 집에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인터넷을 뒤져 값싼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일은 일상이 됐다.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임대료가 치솟아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구로에서 반월세를 사는 김윤호(31)씨는 "최근 집주인이 보증금과 월세를 더 달라고 요구하는 바람에 출퇴근 부담이 커졌지만 임대료가 싼 인천으로 이사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연봉은 찔끔 오르고 물가는 껑충뒤는 경제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알뜰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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