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정보 수집으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아이폰 사용자가 제조사인 애플을 상대로 법원에 제기한 위자료 신청에 대해 애플사가 실제로 위자료를 지급하면서 향후 다른 아이폰 사용자들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형석 변호사는 창원지방법원이 판결한 위자료 지급명령과 서울지방법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따라 지난달 애플코리아로부터 은행수수료 2000원을 제외한 99만8000원의 위자료를 지급받았다.
앞서 김 변호사는 지난 4월 창원지방법원에 애플이 위치정보를 수집해 사생활을 침해하고 헌법이 보장한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아이폰을 사용했던 5개월을 감안해, 한 달에 20만원씩 1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이에 대해 애플 측은 별도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결국 지급명령은 확정 판결의 효력을 얻게 됐다.
현재 국내 아이폰 사용자는 300만명 수준으로 이번 지급명령을 계기로 애플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위자료 지급은 애플 측이 위자료 청구에 대응하지 않을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앞으로 애플 측의 대응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소송의 경우 애플이 전혀 대응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원의 결정이 내려진 만큼 애플 측이 사생활 침해 사실을 인정했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아이폰 사용자들의 위자료 청구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도 김 변호사와 같이 위자료를 받아낸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애플이 위자료 청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설 경우 결국 사용자들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재판에서 승소한 김 변호사는 "이번 판례를 바탕으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유사한 피해를 본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