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가전업계 "한국ㆍ대만이 무섭다"...이유는?

입력 2011-07-1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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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ㆍ대만해협에 가로막혀 중국간 교류 막혀...일본 가전업계 패인

한때 세계 가전 시장을 석권해 온 일본 기업들이 최근 한국 대만 등에 밀리면서 초조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현지시간) 일본 전기업체들이 해외 기업에 의해 잇따라 재편에 몰리고 있는 데 위기감을 나타내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주요인으로 지목했다.

신문은 최대 시장인 중국에 진출하는데 한반도와 대만 해협이 가로막혀 있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두 지역은 지리적 역사적으로 일본과 인적 교류가 깊고, 산업 기술이 전파되기 쉬운데다 이 두 지역을 통해 모든 것이 중국으로 퍼져 나간다.

신문은 삼성전자가 반도체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지정학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우선 삼성의 반도체는 도시바와의 교류로부터 시작했고, 대만 AUO의 LCD 기술은 파나소닉과 일본 IBM으로부터 전수받은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ㆍ대만 기업 모두 일본에서 받아 들인 기술을 발전시켜 중국 진출을 통해 규모를 급격히 확대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 기업들의 실수는 한국과 대만 기업의 동향에 대해 관심이 소홀했다는 점이다.

일본 기업들은 1990년대에는 미국의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2000년대에 들어서는 레노보와 하이얼 등 중국 기업의 동향에만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 사이 한국과 대만 기업의 기량이 몰라보게 우수해지면서 일본 기업들의 추종을 불허하게 됐다는 것.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에서는 삼성전자가 도시바와 히타치제작소를 따돌렸고, LCD에서는 삼성, LG전자 등 한국 기업에다 대만의 AUO, 기미전자까지 합세해 샤프를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만 홍하이정밀공업은 일본의 가전ㆍ전기 업체를 매출 규모에서 추월, 업계의 강자로 부상했다. 규모가 커지면 부품 메이커나 대형 가전할인점 등 업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일본 업계에서는 “왜 한국 대만에 간단하게 기술을 내줬는가”하는 한탄도 흘러나온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일본 기업들이 넋 놓고 있는 사이 스마트폰 업계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 대만의 HTC의 경쟁에 관심이 쏠린 사이 LG전자나 AUO, 런바오 등 2군 기업들에까지 추월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일본 기업들이 중국, 인도 등 신흥국 붐에 몰두하는 것도 좋지만 제휴하든 대립하든 한국과 대만 기업들의 동향에는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전자 강국 일본을 실제로 위협하는 존재는 한국과 대만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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