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신평사와의 전쟁 돌입하나

입력 2011-07-07 10:03수정 2011-07-0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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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등급 강등 놓고 갈등...바로소 “무디스의 실수이자 과대평가”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장

유럽 정책당국이 국제 신용평가사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무디스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시점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는 무디스의 실수이자 과대평가”라고 비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무디스의 강등 조치는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채권단의 자발적인 롤오버(차환)를 의미하는 이른바 ‘프랑스식 해법’이 집중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시기상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바로소 위원장은 “무디스의 결정은 매우 유감”이라면서 “강등 시기와 규모 모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평사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우리는 포르투갈의 상황이 좀더 낫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전일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 등급 수준으로 깍아내리며 진정 조짐을 보이던 유럽 재정위기를 재확산시켰다.

무디스는 포르투갈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종전 ‘Baa1’에서 4단계 낮은 ‘Ba2’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 가능성도 경고했다.

무디스에 이어 피치와 S&P도 포르투갈의 등급을 정크로 분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독일과 프랑스는 무디스의 결정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바루앵 프랑스 재무장관은 “무디스의 강등 조치가 우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책당국이 신평업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무디스 대변인은 이와 관련 “우리는 국채 신용 리스크에 대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신평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공식 기준에 근거해 독립적이면서도 전세계적으로 일관된 관점에서 신용상태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무디스의 포르투갈 등급 강등 여파로 이날 유럽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포르투갈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올해 들어 일일 기준 최대폭으로 치솟았다.

특히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를 넘으며 지난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에서 독일, 프랑스에 이어 경제 규모가 3위인 이탈리아로 위기가 전염될 경우 유로존 전체는 물론 전세계 경제는 또다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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