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안되고 카드발급도 차질…SC제일銀 고객 피해 커져

사측·노조 협상 난항에 파업 장기화 조짐, 기존 고객 이탈 우려도

옛 제일은행 시절부터 거래를 해온 김모씨(45)는 지난달 27일 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에 신규 대출을 신청했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첫날이다. 신규 업무를 진행하는 통합운영영업점까지 가서 대출을 신청했지만 4일 오전까지 확답을 받지 못했다.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의 파업이 6일째(영업일 기준)로 접어들면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 기존 고객의 이탈도 염려스럽다.

4일 SC제일은행에 따르면 전체 지점의 55%에 해당하는 215개의 통합운영영업점에서도 업무 차질을 빚고 있다. 대출 심사, 신규 카드 발급 등의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의 파업 참여로 업무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 지점 관계자는 “업무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신규 업무에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주 카드발급을 신청한 이모씨(35)도 아직까지 연락을 받지 못했다. 지난주 신청 당시 지점에서는 “7월1일 이전까지는 카드 발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언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SC제일은행의 지속적인 시장점유율 하락에 이어 기존 고객의 이탈마저 우려스러운 상황인 것이다.

문제는 파업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노조가 지난주 파업에 돌입한 이후 사측과 실무 협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SC제일은행 임원진 일부는 지난주 노조가 파업을 벌이는 강원도 속초로 향했다. 인근 콘도에 머물며 노조와의 추가 협상을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파업장소가 서울과 떨어져 있어 교섭은 난항을 겪었다.

힐 행장은 지난 1일 직접 속초로 향해 교섭을 진행할 수 있음을 노조측에 타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와의 협상 방향에 대한 내부적인 이견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 고위 관계자는 “노조와의 원만한 협상 방향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측에서는 “지난해 임단협만 타결되면 파업은 철회할 것”이란 입장이다. 반면 사측에서는 “성과연봉제 우선 수용”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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