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투자방식인 현금·국채 비중 줄이고 글로벌 전략 추구로 선회
미국 초부유층의 투자 행보가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들은 기존 안전 중심의 투자에서 수익성 위주로 투자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
기존에는 전통적 투자처인 현금과 채권 비중이 높았지만 점차 글로벌 투자와 기회 위주의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부유층 전문투자기관인 IPI와 씨티그룹·BNY멜론의 프라이빗뱅크(PB) 부문이 미국 초부유층 투자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345명의 회원 중 4분의1 이상이 보수적인 투자 성향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응답했다.
IPI는 자산 규모 최소 3000만달러인 초부유층 회원들에게 정보 교류의 장을 제공하고 있으며, 회원의 80%는 자산 규모가 5000만달러(약 540억원) 이상이다.
IPI의 샬롯 베이어 최고경영자(CEO)는 “초부유층들은 더 글로벌한 전략을 추구하며 시장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전문 자산운용사에 의존하던 투자자들도 직접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면서 “이들이 과거의 전형적인 투자방식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어 CEO는 회원들이 지난 2007~2008년 20%의 현금 비중과 함께 자산의 대부분을 미국 주식에 묻어뒀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1%가 글로벌 주식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고, 미국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비율은 응답자의 17%에 그쳤다.
BNY멜론의 리오 그로호브스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고객들이 미국 주식에 추가 투자할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IPI의 조사에 따르면 고객들은 이미 현금 비중을 평균 9%대로 낮췄고, 비과세 채권과 과세 대상 채권 비중은 각각 9%와 7%로 낮췄다. 응답자들은 이들 세 가지 자산 비중을 한층 더 낮출 것이라고 답했다.
25%에 가까운 응답자는 현금 비중을 더 낮추겠다는 답했고, 25%는 과세대상 채권을 줄일 것이며, 28%는 공채 비중을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글로벌 주식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는 응답자 중 32%는 상품 비중을, 25%는 헤지펀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각각 밝혔다.
상품과 헤지펀드는 모두 글로벌한 색채가 강한 투자처. 이들 57%는 헤지펀드를 통해 한층 더 광범위한 글로벌 투자처를 모색할 것이라고 답했다.
씨티그룹의 알렉산더 고드윈 자산 분배 글로벌 책임자는 “자사 PB 부문의 초부유층 고객들에게서도 이같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같은 투자 양상에 대해 “불안정한 미 경제·유럽 재정위기·중국의 침체 가능성 등 거시경제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고 우려했다.
그는 “고객들은 수익률에 목말라 있다”면서 “남부럽지 않은 수익률을 보장받기 위해선 투자처를 엄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NY멜론의 그로호브스키 CIO는 “초부유층들은 고수익을 좇아 안전 자산에서 한층 더 이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 주간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자산 규모 3000만달러 이상인 미국의 초부유층은 11개주에 몰려있다. 캘리포니아주가 9872명으로 가장 많았고, 뉴욕이 7327명으로 뒤를 이었다. 다음이 텍사스주(5283명) 플로리다주(3526명) 일리노이주(2446명) 순이었다. 여기에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위스콘신 코네티컷 뉴저지를 포함한 11개주의 초부유층 인구는 5만5000명으로, 이는 미국 전체 초부유층 인구의 65%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