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그룹의 재무 건전성이 아시아 및 글로벌 10대 은행그룹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수익 기반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위원은 27일 '국내외 은행그룹의 경영실적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그룹의 자본적정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아시아 및 글로벌 10대 은행그룹보다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 위원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그룹의 경영실적은 아시아와 글로벌 10대 은행그룹과 비교분석한 바에 따르면 국내 은행그룹은 수차례 증자를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2007년 11.7%에서 2010년 12.6%까지 높였으나 지난해 기준 아시아 10대(13.8%)나 글로벌 10대(14.9%) 수준은 여전히 밑돌았다.
국내 은행그룹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여러 차례 증자를 했음에도 BIS비율이 상대적으론 낮은 이유에 대해 서 위원은 "국내 은행그룹의 무수익여신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2.1%로, 2009년 말 1.2%보다 75.0% 상승하는 등 자산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은행그룹은 아시아 및 글로벌 10대 은행그룹과는 달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존의 수익기반이 취약해지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 위원에 따르면 아시아 10대 은행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2007년에 비해 각각 47.0%, 66.7%가 증가했고 글로벌 10대도 같은 기간 연결기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각각 43.6%, 16.8%가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 은행그룹의 연결기준 이자이익은 2007년에서 2010년까지 2.0% 증가하는데 그쳤고 비이자이익은 오히려 44.4%가 감소했다.
서 위원은 "대출경쟁 심화로 이자이익 성장세가 둔화됐고 불완전판매 소송 등으로 금융상품 판매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위원은 또 "국내 은행그룹은 부실자각 매각과 증자로 자본적정성을 강화하는 한편 기존 수익기반의 약화에 대한 효과적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투자은행 부문의 육성이나 해외진출 확대 등 새로운 수익기반 창출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