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시대 개막]<上>노사문화 어떻게 바뀔까
7월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제도는 기존 노사관계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 양분된 노동계에 새로운 세력인 제3 노총이 탄생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민주당 등 4개 야당은 아직까지도 복수노조는 찬성하나 교섭창구 단일화는 반대한다는 내용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 열흘을 앞두고 있어 이번 6월 국회에서 노조법 재개정은 물 건너간 상황이다.
하지만 재계는 복수노조로 대변되는 하반기 노동계 현안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4곳 중 1곳은 복수노조 시행으로 신설 노조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행되는 복수노조 제도를 앞두고 노사 관계가 불안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복수노조 단일교섭이 핵심 쟁점= 기업별 복수 노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용되는 것으로 시행 초기 혼란이 우려된다.
노조의 분리와 신규 설립, 단체교섭 구조 재설정, 법률 분쟁 등 각종 쟁점들이 잇따라 불거져 나올 수 있어 노-사 간, 노-노간 갈등 해결이 제도 도입의 성패를 좌우한다.
복수노조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교섭 창구 단일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현 복수노조제는 복수의 노조가 각각 개별교섭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개정 노조법에는 창구단일화를 복수노조 도입 전제조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가 동의할 경우에만 복수노조들과 개별적으로 교섭할 수 있다.
재계는 이 규정이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노동계는 이 조항이 악법이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동계 특히 산별노조가 위력을 동원해 개별교섭에 나설 것을 강요할 경우 노조의 불법 집단행동에 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또한 복수노조의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해 교섭단을 어떻게 구성할 지를 놓고 노-노간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 교섭위원 배분이나 교섭위원 수를 놓고 갈등의 소지가 있다.
대표적인 곳인 한국거래소와 기아자동차다. 거래소는 증권거래소, 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 코스닥위원회 등 여러 조직이 통합했다. 따라서 제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 진통을 겪을 수 있다. 기아자동차도 현 노조 안에 다른 계파로 나눠져 있어 별도 조직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제3 노총’ 설립이 노사관계의 핵폭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제3 노총은 서울지하철노조가 지난달 민주노총을 탈퇴하면서 추진하기로 한 상급단체다. 서울지하철노조를 필두로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이 참여, 조합원만 10만~15만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