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카드 수수료 문제를 두고 토종 브랜드 BC카드가 글로벌 공룡 브랜드 비자카드와 또다시 붙었다.
2009년 1차전이 벌어진 이후 이후 2년 만이다.
비자의 수수료 정책에 어영부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BC카드가 다시 카드업계의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차전은 2009년 2월 8일 비자카드가 국내 카드사에게 ‘비자카드의 국제카드 수수료를 4월 1일부터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면서 촉발됐다. 이에 앞서 비자카드는 2006년부터 거의 매년 수수료를 올려왔다.
BC카드는 계속되는 수수료 인상에 반발하면서 장형덕 사장이 비자카드의 고위자문위원회 위원직을 사퇴하고 비자카드 발급을 전면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비자카드의 수수료 인상 저지를 위해 BC카드가 총대를 멘 것이다. BC카드는 국내 카드사들이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협회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BC카드는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결론은 사실상 무승부였다. 비자카드는 해외 카드 수수료율을 1.0%에서 1.2%로 인상하려던 계획을 철회했지만 국내 카드이용 수수료율은 계획대로 0.03%에서 0.04%로 올렸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2차전도 1차전의 연장선에 있다.
BC카드는 비자카드에 종속적인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해외의 다른 네트워크 사업자와 제휴를 맺기 시작했다.
BC카드는 2009년 10월부터 미국 STAR사(社)와 전용선을 통해 직접 ATM 거래를 처리해왔다. BC카드와 STAR의 전용선을 통한 카드거래 비용은 비자 네트워크의 1/4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비자카드는 비자 로고가 찍혀 있는 카드도 BC-STAR 전용 네트워크를 썼다는 점을 문제 삼고 지난 16일 BC카드의 비자카드 정산 계좌에서 벌금 10만달러를 인출해갔다.
BC카드는 비자카드가 독과점적인 지위를 악용해 고비용 네트워크 사용을 강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대만, 씨티은행 등은 비자 네트워크 외에 다른 네트워크를 사용해도 문제 삼지 않으면서 유독 한국시장에서만 이런 조항을 강제하는 것은 차별적인 조치라고 항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업계는 비자카드가 2008년 기업공개(IPO)를 하면서 수익에 지나치게 민감해졌다고 지적한다. 비자카드도 원래는 회원사가 곧 주주인 협회 성격이었지만 주식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하면서 이익에 너무 민감해졌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문제의 핵심은 비자의 독과점 지위를 악용해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한다는 것이며 BC카드에서 국내 카드업계를 대표해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해왔다”라며 “특히 비자망을 쓰지 않음에도 국내 카드결제액에 대해서도 0.04%의 수수료를 떼가는 비자의 정책에 국내 카드사들의 불만이 많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