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 증권사에서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맡고 있는 애널리스트는 기자의 질문에 대답 대신 “어느 증권사에 물어보셔도 시가총액이 700억원에 불과한 JYP 같은 종목을 커버하는 애널은 없을 겁니다”라고 얘기했다.
물론 엔터테인먼트 종목에만 해당되는 상황은 아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중소형주들은 리서치센터의 관심권 밖이다. 몇몇 대형주들의 실적이라도 발표되는 날에는 거의 똑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마구 쏟아지지만 중소형주 투자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불균형의 이유는 무엇일까?
한 중형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증권사들의 가장 큰 ‘고객’은 기관이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종목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작은 업체들은 투자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클 뿐 아니라 유통주식수가 적어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1000~200억원 규모의 소액으로도 유통물량의 대부분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사서 가격을 올릴 수는 있지만 팔고 나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대형주 수익률이 중소형주를 압도하면서 이같은 대형주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증권사 역시 이윤 추구가 목적인 ‘회사’이니 수익에 도움이 되는 기관 투자자들에 집중하는 것을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증권시장의 존재이유 중 하나가 성장성있는 기업들의 투자 자금 모집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같은 중소형주 외면은 증권사들의 엄연한 직무유기다.
우리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을 지나치게 홀대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관에 비해 정보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개인투자자에게는 증권사에서 발행하는 분석보고서가 매우 중요한, 어쩌면 유일한 참고자료다. 심지어 아직 대부분의 증권사는 수익의 50% 이상을 브로커리지에 의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