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ㆍ해외 장기파견ㆍ주간 휴무 확대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 원전 사태 여파로 일본 열도가 초절전 모드에 돌입한 가운데 기업들의 근무체계도 크게 달라져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의 절전 방침에 따라 수도권에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재택 근무, 해외 장기출장, 주간 휴무 확대 등 근무 형태가 바뀌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통신업체인 NTT는 절전 차원에서 도쿄 본사의 근무체계를 층별로 오전과 오후로 나눠 재택근무를 도입키로 했다. 이에 따라 본사에 근무하는 300명의 직원들은 오전과 오후 근무조로 나뉘어 번갈아가면서 재택 근무를 하게 된다.
재택 근무시간은 원칙적으로 3시간으로 제한되며, 이동시간까지 포함하면 매번 반나절은 출근하지 않게 되는 셈이다.
일본 전력소비에서 사무실이나 상업시설의 비율은 30~40%, 가정은 30%를 차지한다. 정부는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기업들에게 15%의 절전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정부의 방침에 부응하기 위해 나름의 절전대책을 도입하고 있다.
바이오기술업체인 교와핫코기린도 일본 정부의 절전 방침에 동참했다.
회사는 대지진 피해가 심했던 동일본 지역에서 근무하는 연구원 20명을 6월부터 3개월간 아시아 등 해외 연구기관에 파견하기로 했다.
회사는 전력난을 신경쓰지 않고 연구와 실험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연구원들을 배려했다면서 정부의 절전 요구 기한이 끝나도 파견제도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절전 대응이 회사 연구부문의 국제화의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주간 휴일을 늘리는 기업도 있다.
건설장비제조업체인 고마쓰는 도쿄 본사에서 7~9월 3개월간 주말을 포함해 주간 휴일을 3일로 늘리기로 했다. 직원들은 층별로 평일 하루를 휴일로 정해 쉬게 된다.
도쇼인쇄는 6~9월 4개월간 주말을 포함해 매주 수요일을 휴일로 정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절전 대책으로 재택근무나 여가가 늘면서 소비 시장에도 활력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종합연구소의 이쿠마 히토시 전략센터소장은 “일에 집중하기 쉬운 공간을 제공하는 음식점이나 상업시설이 각광받을 것”이라며 “업무 효율을 증대하기 위한 정보기기 수요나 재택근무 등 회사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지원할 수 있는 시장이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도요타 닛산 혼다 마쓰다 미쓰비시 스즈키 등이 주간 휴일을 주말 대신 목ㆍ 금요일로 대체하기로 했다. 닛산은 예년에는 1주일이던 여름휴가 기간을 2주로 대폭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