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업계 마당발 영입ㆍ도서관서 전자책 대출 서비스 연내 개시...업계 긴장
미국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이 전자책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굳히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면서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주 출판업계 거물인 로런스 커슈바움을 출판부문 책임자로 영입했다. 커슈바움은 2005년까지 타임워너의 출판부문인 타임워너 북그룹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인물로 업계 마당발로 통한다.
커슈바움은 아마존에서 자가출판 기능을 갖춘‘크리에이트 스페이스(Create Space)’부문과 킨들의 출판부문 책임자로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아마존은 이와 함께 뉴욕에 새 둥지를 틀 계획이다. 아마존의 출판 부문은 시애틀 본사에 있었지만 대형 출판사들이 밀집해있는 뉴욕에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출판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의 심상치않은 움직임에 대해 미국 대형 출판사인 하퍼 콜린스 관계자는 “출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사인”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의 경우 대형 서점들은 산하에 출판부문을 거느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만큼 아마존이 출판 사업에 뛰어드는 것 자체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이 출판부문을 강화하는 데 대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그 동안 아마존의 출판 부문이 신인 작가를 발굴하는 장으로 기존 출판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카슈바움 씨를 영입함에 따라 “신인 뿐 아니라 유명 작가 포섭에도 나설 것”이라며 인기 작가들까지 독점할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강하다.
여기다 아마존이 도서관에서 전자책 대출 서비스까지 제공하겠다고 나서면서 출판업계에서는 우려의 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1만1000개가 넘는 도서관이 있다. 아마존은 이들 도서관에 ‘킨들’용 전자책 대출 서비스 ‘킨들 라이브러리 렌딩’서비스를 올해 안에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킨들 이용자들은 현지 도서관의 웹사이트에서 빌린 전자책을 킨들로 읽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서비스가 보급되면 이용자들은 종이책을 구입하지 않고도 독서가 가능해지는 한편, 서점 체인들은 책 구입 고객들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가슴을 졸이고 있다.
미국 출판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7개 출판사의 매출은 53억500만달러였다. 이 가운데 종이책 매출은 48억6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반면 전자책 매출은 전년의 2.6배인 4억4100만달러로 급증했다.
전자책 단말기 보급이 급격히 늘면서 전자책 판매율도 동반 상승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아마존닷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은 60∼6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반즈앤노블의 '누크'는 25%, 애플의 '아이패드'는 10% 정도를 차지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추정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이마케터는 올해 전자책 판매 대수가 전년보다 62% 증가한 206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 킨들과 경쟁제품의 격차가 한층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