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여신' 화려하지만 선수 못지않게 땀흘려

입력 2011-05-27 10:33수정 2011-05-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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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당 1만3000명의 평균 관중을 모으며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야구. 프로야구의 인기에 힘입어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들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사진은 경기가 열리고 있는 부산 사직야구장 전경.(연합뉴스)

올해들어 프로야구 관중 수가 22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야구판에서 뉴스를 전달하는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들이 선수들과 더불어 주목받고 있다. 여성 야구팬이 많이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남성팬들이 많고 남자 선수밖에 없는 프로야구 환경으로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인기를 누리면서 필요 이상의 조명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인기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은 소셜 네트위크 서비스의 일종인 미투데이, 트위터 등에서 수천~수만명 이상의 이용자들이 계정을 추가하며 준 연예인에 가까운 관심을 받고 있다.

몇몇 프로야구 선수들은 모 스포츠 아나운서를 이상형으로 언급하는 등 야구계에서 소위 ‘여신’으로 불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인기를 얻는 이면에는 강도 높은 일정과 빠듯한 보수의 열악한 업무 환경이 있다.

이들은 프로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을 제외한 화~일에는 중계가 잡힌 전국의 야구장 방방곡곡을 찾아 수훈 선수와 감독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일부는 스튜디오 녹화도 병행하면서 강도 높은 업무를 소화하고 있다.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대표적인 야구 프로그램은 현재 MBC 스포츠 플러스 ‘베이스볼 투나잇 야’, KBSN ‘아이러브 베이스볼 시즌3’가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야구 경기 진행일인 화~일 오후 10시와 11시에 각각 생방송으로 방영돼 심야 근무도 감수해야 한다.

방송은 당일날 열렸던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면서 각 팀의 승패요인을 분석하는 내용으로 주로 구성된다.

아나운서들이 스튜디오에서 착용하는 옷은 대개 기장이 짧은 치마여서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의 전달 내용보다 의상이 얼마나 선정적이냐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 아나운서들의 진행 능력보다는 외적인 부분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 이들의 이름을 검색해보면 연관검색어에 본인들이 보기에 민망할 수도 있는 낯 뜨거운 주제들이 떠 있다.

모 아나운서 학원강사는 “스포츠 아나운서의 경우 방송사가 학원에 먼저 요청해 추천자를 받아 채용하는 사례가 많다” 며 공채보다는 추천제 형식으로 아나운서 채용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채용 과정에 대해서는 “리포터나 MC 등 방송 경력이 있는 구직자가 합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규직 보다는 계약직이 많아 불안한 업무 환경 속에서 스포츠 아나운서들은 일한다. 이들의 계약 단위는 보통 1~3년이다. 이 강사는 이들의 보수에 대해 “방송사와 경력마다 다르지만 프리랜서는 한 프로그램당 10~30만원을 받는다” 고 덧붙였다.

케이블 스포츠 채널에서 야구 프로그램 진행을 했던 모 아나운서는 “스포츠 아나운서, 그다지 유명하지도 않다. 단지 유명해졌다는 착각에 빠져들기에는 좋은 자리에 있을 뿐이다. 스포츠라는 견고한 바운더리 안에서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취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허우적대는 것,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의 현재 모습이다” 라며 스포츠 아나운서의 불편한 현실을 지난 1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지적하기도 했다.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의 씁쓸한 자화상을 표현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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