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숟가락 얹기' 새마케팅 눈길

입력 2011-05-23 11:29수정 2011-05-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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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업체 터 닦아 놓은 곳에 진출 '미투전략'

치열한 상권경쟁에도 집객효과 커 줄지어

경쟁사 덕보지만 과도한 프로모션에 진흙탕 싸움도

“OO촌은 그냥 만들어지는게 아니에요.” 명동 눈스퀘어의 자라와 H&M, 하이마트 옆 삼성디지털프라자, 신세계 파주 아울렛 옆에 들어서는 롯데 아울렛, 영등포 할인점 상권, 분당 백화점 상권 등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올해 3월 신세계 파주 아울렛이 오픈한데 이어 오는 12월 불과 10여분 떨어진 곳에 롯데 아울렛이 들어설 예정이다.

2009년 11월 대전 유성구에 문을 연 하이마트 테크노밸리점 옆에는 2개월이 채 지나지도 않아 100m 떨어진 곳에 삼성디지털프라자가 들어섰고 바로 옆건물에는 LG베스트샵이 영업을 시작했다.

대형가전숍이 3개나 들어서면서 이곳은 가전매장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고 파주는 아울렛 명소로 각광받게 됐다.

선발업체가 상권을 형성해놓으면 경쟁업체가 인근으로 따라 들어가는 이 현상은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하나의 마케팅 수단, 미투전략(me-too)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형성된 상권에서는 별다른 홍보에 힘을 들이지 않고도 선발업체가 닦아놓은‘상권효과’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는 ‘무임승차’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명동 눈스퀘어 빌딩에 동시되어 있는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와 H&M이 대표적인 예다. 이미 한국에서 브랜드 로열티를 쌓은 자라가 입점되어 있는 눈스퀘어 빌딩을 H&M이 국내 첫 거취로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초기 자라의 브랜드 덕을 본 H&M은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고 현재 집객효과의 시너지가 더해져 두 브랜드 모두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자라를 비롯한 경쟁브랜드와 이웃한 매장에서 시너지를 올리기 때문에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게 H&M 코리아 측 설명이다.

자라도 H&M을 찾는 손님들을 흡수하면서 매출이 최대 30% 이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라와 H&M은 월 평균 30~6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며 “경쟁에 따른 고객분산보다 집객효과가 더 커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열한 상권경쟁에 진흙탕 싸움도 펼쳐진다. 국내 대형마트들이 가장 치열하게 영업전쟁을 벌이고 있는 영등포 상권과 백화점들이 기싸움을 펼치고 있는 분당이 대표적인 예다.

롯데마트가 영등포 상권을 가장 먼저 장악했고 뒤이어 홈플러스와 이마트가 가세, 영등포 일대는 국내 할인점의 가격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펼쳐지는 곳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분당 상권도 만만치 않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이 성장가도를 달리면서 상권의 터줏대감 AK플라자와의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현대백화점이 알파돔시티에 백화점과 할인점, 영화관, 쇼핑몰 등 복합쇼핑몰을 오픈할 계획이어서 분당은 국내 백화점 4곳이 밀집,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발업체가 전단지 제작 등 많은 돈을 들여 상권을 닦아놓으면 후발업체가 뒤따라 들어와서 판촉홍보의 결과물을 쉽게 가져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한 업계 관계자는 “같은 업종이다 보니 상권을 분석하는 마케팅 툴(Tool)이 비슷해 인접한 지역에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라며 “이미 형성된 상권효과를 그대로 누리기 위해 따라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미투전략이란 시장을 선도하는 1등 제품을 모방하는 영업방식으로 일명 따라하기 전략이다. 즉 타깃 소비층이 유사한 대형 브랜드를 따라하거나 전적으로 동종 업종이 모인 곳에 입점하기도 하고, 보완할 수 있는 업종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 매출 상승을 노리는 경우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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