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診]부동산 시장 아직도 한겨울…또 '헛발질'

입력 2011-05-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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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부동산대책' 3주…전문가 진단

정부가 올 들어 한달에 한번꼴로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5·1대책도 마찮가지다.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5·1대책이 나온지 20일이 지났지만 주택시장 분위기는 썰렁하기만 하다. 최근 주택시장 동향을 살펴보고 정부 대책이 시장에 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본다. <편집자 주>

정부는 5·1대책에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전 지역에 걸쳐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요건 완화를 했지만 시장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마치 정부를 비웃기라도 한 듯 거래시장은 더욱 경색되고 집값 역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5·1대책으로 주택거래를 활성화 시키기에는 무리라고 진단한다.

특히 시장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는 부동산 정보업체 리서치 담당자들은 5·1대책으로 주택거래를 활성화 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은 헛수고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5·1대책에서 건설사 지원책이 주를 이뤘고 거래 활성화 대책도 양도세 거주요건 폐지에 한정되면서 발표 이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고 진단했다.

양도세 거주요건 폐지는 매도자 입장에서 호재고 매수자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혜택을 얻지 못하는 사안으로 매수자가 집을 사야 할‘당근’역할을 하지 못해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소득세법 시행령이 개정돼야 하는 사안이라서 즉각적인 효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진단도 덧붙였다.

실제로 5·1대책으로 인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서울 도심과 수도권 1, 2기 신도시 등은 대책 이후 극도의 거래 부진과 함께 가격 하락세를 동반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114가 5·1대책 이후 3주 동안 서울도심과 수도권 주요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하락세를 유지했다.

5·1대책 이후 현재까지 서울과 신도시, 수도권 등 주요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을 분석한 결과, 서울(-0.08%), 신도시(-0.03%), 수도권(-0.02%)이 모두 하락했다.

서울 도심지역에서는 강동(-0.28%), 송파(-0.16%), 강남(-0.08%), 노원(-0.04%), 동대문(-0.04%), 강서(-0.07%) 등 대다수 주요 지역에서 떨어졌다.

재건축시장은 집값 하락 강도가 세졌다. 강남권은 송파(-0.78%), 강동(-0.62%), 강남(-0.67%), 서초(-0.01%) 순으로 4개구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신도시도 대부분 매수 문의가 줄면서 소폭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유지했다. 일산(-0.06%), 분당(-0.04%), 평촌(-0.03%)이 하락했고 산본(-0.07%), 중동(0.00%)은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신도시를 제외한 수도권 지역 역시 매매가 줄면서 가격은 큰폭으로 하락했다. 김포와 시흥, 의왕 등이 가격하락폭이 컸고 용인과 군포, 고양 등도 전반적인 하락세를 띠고 있다.

5·1대책 이후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던 서울도심과 수도권 지역 주택거래 시장이 꿈적도 하지 않으면서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 팀장은“5·1대책의 핵심이 거래 활성화지만 시장은 기대 이하의 반응이다”면서 “시장에 매물이 많지 않고 매수자들도 당장 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정부가 기대하는 거래 활성화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부동산1번지 조민이 팀장도“가장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재건축, 강남권, 경기도 분당 등지에서도 거래 시장은 한산하고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5·1대책이 주택 거래시장에 전혀 영향력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지난 17일 정부에서 발표한 5차 보금자리지구가 매수자들의 매수대기 심리를 더욱 부추기면서 거래부진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계절상 비수기와도 맞물리면서 강남 재건축은 물론 신도시, 버블세븐 등 주요 지역도 주택거래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가격 안정세는 유지하면서 실수요 거래 활성화를 유도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월세 시장의 관리와 함께 시장 안정화를 꾀하면서 실수요 거래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5·1대책 이후로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이 거래 부진과 가격 약세를 띠는 것은 정부가 시장을 정확히 내다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 지난 17일 5차보금자리주택 공급계획은 입지적으로 불리한 수도권 신규 분양사업지나 약보합세를 띠고 있는 기존 주택 거래시장을 더욱 침체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 역시“5·1대책으로 당장 효과를 보기 힘들다”며 “최근 주택시장에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 심리가 낮아지고 금리 인상과 담보대출 규제에 대한 심리적 위축도 강한편이어서 효과는 일정부분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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