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속도냐 수익이냐'

입력 2011-05-20 11:00수정 2011-05-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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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종 상향 좀 더 기다려보자” vs “2종이라도 빨리 추진하자”

강남 재건축단지 조합원들간에 사업 추진 문제를 놓고 갈등이 빚어 지고 있다.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용도지역 변경(2종일반주거지역→3종일반주거지역)을 통해 추가 분담금을 줄여야 한다는 조합원들과‘시간=돈’이므로 2종으로 사업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는 조합원들이 의견 대립을 하고 있어 향후 강남 재건축 사업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같은 논의의 발단은 5·1 부동산 대책에서 2종 일반주거지역의 층수 제한을 풀면서 부터 본격화됐다. 기존에는 2종 지역의 경우 평균 18층 이하로 아파트를 지어야 했지만 이번 대책으로 용적률 최대 250% 내에서 자유롭게 층수를 정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법적 상한 용적률까지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져 실질적으로는 용적률이 10% 가량 높아지는 효과를 보게 된다. 대책 발표 이후‘2종이냐 3종이냐’를 두고 가장 활발할 논의가 이뤄진 단지는 단연 2종 지역에 속한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종 상향을 위한‘정비구역 지정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한 가락시영 1~2단지에서는 “지금까지 종 상향을 추진해 온 만큼 서울시의 결정을 조금 더 기다려 보자”는 조합원측과 “더는 못 기다리겠으니 종 상향에 구애 받지 말고 사업에 속도를 내자”는 조합원들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가락시영 조합원 L모씨는 “3종으로 상향이 되면 좋겠지만 조합원들이 빚에 허덕이고 일부는 파산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무한정 시간을 투자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2종, 3종을 따지는 것보다 착공을 서두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 C모씨도 “5·1대책을 통해 2종으로 추진해도 사업성이 높아진 만큼, 조합이 2종과 3종 추진시 추가분담금을 계산해 조합원들에게 공개하고 실리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가락시영 조합은 서울시에 종 상향의 당위성을 재전달한 만큼 시의 최종 결정을 두고 보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가락시영의 종 상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여타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시내 2종 지역에 속한 단지는 가락시영 외에도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개포주공1~4단지, 강동구 둔촌주공 1~4단지, 고덕주공 2~7단지 등이 있다. 그 중 둔촌주공은 최근 종 상향을 신청한 상태이고, 나머지 단지들도 사태 추이를 보며 종 상향을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그 동안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대해 종 상향을 허가해 준 사례가 전무한 데다, 종 상향에 목을 매느니 사업 속도를 높이자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 중대한 갈림길에 선 모습이다.

강동구 G공인 관계자는 “시가 어느 한 곳의 종 상향을 허락하면 결국 나머지 단지들도 다 해줘야 한다는 얘긴데,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최근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세는 종 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저하됐음을 방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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