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vs 대기업 계열 캡티브 대결로 재편
지난달 KB국민카드가 새살림을 차리는 등 시중은행의 카드분사가 잇따르면서 향후 국내 신용카드산업의 경쟁 구도는 금융지주계열 전업계 카드사와 대기업계열 카드사로 경쟁구도가 재편될 전망이다.
특히 모바일 카드와 같이 금융-통신과의 융합을 강조한 통신 캡티브(Captive)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캡티브 시장이란 고객이 하나의 서비스를 쓰면 선택의 여지 없이 다른 하나의 서비스에 자동 가입되어 2개 이상의 회사가 이득을 보는 시장을 말한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16일 한국신용카드학회 주최 춘계세미나에서 ‘신용카드 산업의 환경변화와 경쟁구도의 재편’이란 보고서를 통해 “카드분사로 인해 전업계 카드사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이업종 특히, 통신업체의 신용카드 산업의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최근 시중은행들이 카드 분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신용카드업무가 더 이상 은행업무의 한 분야가 아니라 독자적인 비즈니스로서 중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업계 카드사 비중이 확대된다는 것은 그 만큼 경쟁이 심화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통상적으로 전업계 카드사가 (은행계 카드사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구하면서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각종 부가서비스 혜택 제공을 통한 과열 경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향후 국내 신용카드산업의 경쟁 구도는 △금융지주계열 전업계 카드사 △캡티브 전업계 카드사 △은행계 카드사 등 3개 그룹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정 수석연구원은 내다봤다.
정 수석연구원은 “금융지주계열 전업계 카드사는 은행에서 분리됐다고는 하나 금융지주차원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캡티브 전업계 카드사는 전통적으로 유통, 자동차, 가전 등 캡티브 시장을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수석연구원은 “민간 소비에서 신용카드 이용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57%로 증가하는 등 신용카드 산업의 경기 민감도가 더욱 강화되고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취약성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