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회장, 또 자사주 매입

입력 2011-05-12 10:51수정 2011-05-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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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차례 걸쳐 자사주 2만6000주 매입

SK그룹의 계열분리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신원(59·사진) SKC 회장이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매입하면서 보유지분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신원 회장은 지난 9일과 11일 장내매수를 통해 SKC 주식 6500주를 매입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9번째이다.

최 회장은 이번에 매입한 6500주를 포함해 올해 2만6590주를 매입했다.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을 통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최 회장의 SKC 지분은 121만6703주(3.4%)에서 124만3293주(3.43%)까지 확대했다.

이처럼 최 회장이 지속적으로 SKC 지분매입을 하는 데에는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최 회장이 지난 2월 한 인터뷰를 통해 “SK그룹이 계열분리를 할 때가 됐다”라는 발언을 한 이후 지분매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 회장은 SKC뿐만 아니라 SK증권과 SK네트웍스 지분도 지속적으로 매입하는 등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그룹의 계열분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징후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SK네트웍스 주주총회에서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같은 날 최신원 회장의 동생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도 SK가스 사내이사로 신규 임명됐다.

재계에서는 작년까지 최재원 부회장이 SK가스 대표이사로 있었으며, 최신원 회장의 선친이자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이 설립한 SK네트웍스에 최재원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된 점이 계열분리를 전망케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주력계열사를 최태원·재원 형제가, SK케미칼·SKC·SK가스 등은 최신원·창원 형제가 맡는 방식의 계열분리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지난 2월 그룹 지주회사인 SK(주)가 생명과학 부문을 분사한 것도 계열분리의 연속선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이미 그룹내 의약사업을 하는 계열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SK(주)가 물적분할을 통해 회사를 신설(SK바이오팜)하는 것에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물적분할이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향후 SK바이오팜의 지분을 SK케미칼에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SK케미칼이 SK(주)가 갖고 있던 SK가스 지분 45.5%를 매입한 것처럼 계열분리 과정에서 대량 지분거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신원·창원 형제가 아직 계열분리를 단행할 수 있을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점은 계열분리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신원 회장이 지속적으로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고는 있지만 SKC 지분율도 3.4%에 불과하고 △SK네트웍스(0.1%) △SK증권(0.26%) 등도 지분이 적어 계열분리에 충분치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재계와 증권업계 모두 SK그룹의 계열분리는 시기상의 문제일 뿐, 단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SK그룹의 계열분리는 사실상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분 정리를 포함한 계열분리 과정이 원만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수 년간 이어져 온 계열분리 가능성은 결국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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