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中企주간에 되새기는 소통

입력 2011-05-12 11:00수정 2011-09-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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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섭 부국장 겸 산업 2부장

중소기업 주간(16~20일)을 맞아 중기인들을 위한 행사가 풍성하다. 우선 오는 16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전국 중소기업인 대회’가 열린다. 중소기업계가 동반성장과 관련돼 주요 실천경과를 보고한다.

또 24일부터 이틀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워크숍이 진행된다. ’함께하는 중소기업, 더 큰 대한민국’이 주제다. 주제로만 봤을 때 뭔가 중대한 전환점이 모색될 것 같다. 이날 행사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협약' 성과를 평가하고 사례를 공유하기 위한 마련됐다.

행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제3회 명문 장수기업 시상식(19일), 중견전문인력 채용 박람회(18일), 협동조합 지원시책 설명회(18일), 대기업 녹색성장 노하우 전수 설명회(17일), 소상공인 서민금융 설명회(16일) 등 각종 행사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이들 행사는 모두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일조하기 위해 준비된 것들이다. 동반성장과 관련해 지금까지 나타난 성과도 적지 않다. 협동조합의 하도급대금 조정 신청권 도입을 골자로 하는 하도급법 시행령이 7월중에 발효될 예정이고, 56개 대기업이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현대나 포스코 등 일부 대기업이 납품단가에 대한 원자재 가격 연동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동반성장과 관련해 중기인들의 입장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연례행사 처럼 단 돈 몇억원을 지원하는 식은 한계가 있고, 의미 그대로 함께 성장할 수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것이다. 업체들은 동반성장을 저해하는 고질적인 납품단가 인하로 인한 불공정거래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현금결제 등의 구체적 현안이 해결되지 않고 이를 제지할 수 있는 법제화 실행이 되지 않는 한 결코 과거 관행이 고쳐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에 반해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식 차이가 현격하다. 동상이몽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소기업들은 경쟁력 강화 내용을 들여다 보면 별반 도움이 될 게 없다고 푸념한다, 무한경쟁을 하게 되면 자본력이 우수한 대기업이 이길 수 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대형마트가 들어서 동네 슈퍼가 문을 닫고 있고 소모성자재(MRO)부분까지 대기업이 손을 뻗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사업영역을 침범하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정말 진정성을 가지고 동반성장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대한 시각차도 뚜렷하다. 중소기업계는 자본력과 브랜드를 내세워 무분별하게 시장을 잠식하는 대기업의 횡포가 자제되지 않는 한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로비 등 어떤 수를 써서라도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기업들은 적합업종 선정이 시장경제를 침해하고 오히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같은 현격한 인식차의 저변에는 ‘갑과 을의 관계는 영원히 갑과 을의 관계일 뿐’이라는 뿌리깊은 고정관념이 자리하고 있다. 대기업에 대한 감정도 골이 깊다.

중소기업인들의 이같은 토로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중소기업이 죽자살자 어렵게 길을 닦아 놓으면 대기업들이 뒤늦게 나타나 시장을 장악해버리는 뼈아픈 경험을 여러번 했다. 대기업들이 주장하듯 경쟁력 강화가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에 대해 쉽게 고개가 끄덕여 지지 않는다. 말이 경쟁력 강화지 중기 혼자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그리 녹록한 문제가 아니다.

소통(疏通)은 서로 만나 술잔을 기울이고 등산을 한번 하고 해서 결코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가슴을 열고 마음을 비우고, 편견을 버리고 새 마음으로 상대를 다시금 쳐다봐야 한다. 맑은 눈으로. 그 기저에는 상대방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사랑이 있어야 한다. 이번 중소기업 주간이 서로간 앙금을 씻고 대보름달처럼 풍성한 느낌을 갖을 수 있게끔 인식의 대전환점을 이루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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