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편중·만기집중’ 수신 구조도 문제
올 들어 저축은행의 대량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가 세 번이나 터졌다.
저축은행 뱅크런의 가장 큰 원인은 극도로 팽창된 예금자들의 불신이지만 저축은행의 만기 집중 현상과 수신 구조도 뱅크런에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예금의 만기는 통상 연초에 집중된다. 저축은행들은 연초에 만기 자금 재유치와 신규 예금 유치에 나서면서 예금을 끌어모은다. 이 시기에 뱅크런이 터지게 되면 재유치돼야 할 예금들이 이탈하게 된다. 올 1월 삼화저축은행, 2월 부산저축은행 등 7개 저축은행 영업정지 당시 저축은행권의 뱅크런이 심화된 것도 이 시기에 예금 만기가 집중된 영향이 컸다.
실제로 잔존만기 3개월 이내의 대출을 잔존만기 3개월 이내의 예금으로 나눈 유동성 비율은 6개월 단위로 크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권 유동성 비율은 2008년 말 124.6%, 2009년 6월 말 157.6%, 2009년 말 91.0%, 2010년 6월 말 131.7%, 2010년 말 105.4% 등 연말에 낮아지고 6월 말 결산 때 크게 오르는 반복하고 있다. 반면 만기가 분산이 된 은행권의 유동성 비율은 2008년 말 111.1%, 2009년 6월 말 112.9%, 2009년 말 119.8%, 2010년 6월 말 129.5%, 2010년 말 121.3%로 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조달 자금 중 목돈 성격의 정기예금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다.
저축은행은 은행과 달리 채권을 거의 찍지 않고 예금으로만 자금을 조달한다. 전체 부채 중 예금의 비중은 저축은행권이 88.14%, 은행권이 54.4%다. 저축은행권 수신 중 90% 이상이 정기예금이다.
자금 유출입이 잦은 정기적금과 보통예금의 비중이 낮고 목돈 성격의 정기예금 비중이 높다보니 뱅크런이 터지면 이들 거액 자금이 한번에 빠져나가게 되는 것이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정기예금 중심의 자금 유치는 높은 금리로 서민들의 목돈을 만든다는 취지와도 다소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정기예금 비중이 높은 것은 저축은행의 자산 규모에 비해 지점수가 지나치게 적어 다수의 고객으로부터 수신 기반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