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컨슈머] “연회비 10만원?” 그림의 떡이 아니다

입력 2011-05-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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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2002년 삼성카드가 선보여 크게 히트를 쳤던 광고 카피다.

신용카드 자체가 신분증처럼 회원의 경제적 지위를 보여준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예전에 다이너스 카드(現 현대카드)는 카드 발급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해 이 카드를 들고 있다는 것 자체가 회원들에게 자부심을 줬다. 다이너스 카드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리미엄 카드사로, 가맹점이 적어 카드 사용은 불편했지만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주변에 자랑하는 용도로는 제격이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현대카드 퍼플이나 현대카드 레드도 출시 초기에는 ‘대기업의 부장 이상’ 식으로 발급 자격을 제한했다.

최근 카드업계에서는 이같은 프리미엄급 카드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한 턱 쏘면서 지갑에 자랑스럽게 꺼내 보여줄 만한 카드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연회비 2000만원의 VVIP용 카드가 아니라 연회비 10만원 수준의 프리미엄급 카드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연회비 10만원은 확실히 부담이 되는 금액이다. 가입할 때 한번만 내는 것이 아니라 매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공항 라운지 이용, 호텔 발렛 파킹 서비스 등을 전면에 홍보하지만 이런 서비스는 언제 쓸지도 알 수 없다. 사실 공항 라운지 정도는 연회비 3만원 정도의 준프리미엄 카드로도 가능하다.

연회비는 카드사 입장에서도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신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갖춘 회원에게만 해당 카드를 발급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려는 전략적 측면이 강하다.

연회비는 바로 환급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카드사들이 회원들에게 연회비 수준의 국내선 항공권, 호텔 식사권, 백화점 상품권을 선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백화점 상품권을 사면서 카드 한 장 덤으로 발급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매년 제공되는 특별 혜택 외에는 일반적인 카드보다 크게 파격적이지 않다. 주유 할인의 경우 일반 카드보다 낮은 40원 할인이 적용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한번 뽑아내는’ 용도 외에 지속적으로 쓸만하다 싶은 카드로는 현대카드M3와 삼성카드 시그니처 카드 포인트 적립형을 추천한다.

프리미엄 카드는 대부분 마일리지 적립형인데 마일리지는 사용하는 데 제한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좌석이 늘 있는 것도 아니어서 필요할 때 못 쓰는 경우도 많다. 포인트로 마일리지를 살 수 있지만 마일리지는 포인트로 바꿀 수 없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마일리지 적립 카드보다 포인트 적립 카드가 더 낫다는 생각이다.

현대카드M3는 전월 카드사용액과 무관하게 업종에 따라 적립률이 달라진다. 적립률은 백화점·대중교통 6%, 통신요금 4% 등이다. 일반적인 포인트 적립 특화 카드가 카드를 많이 쓸수록 적립률이 상승해 150만원 정도는 돼야 적립률이 5%까지 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적게 쓰고도 착실하게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상품이다. 특히 보험 결제액 4% 적립, CGV·메가박스 최대 6000원 할인은 ‘체리피커’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혜택이다.

다만 다른 프리미엄카드와 달리 리워드 혜택이 없어 연회비를 버리는 느낌은 있다. 하지만 적어도 현대카드M 고객은 1년에 7만원 이상의 혜택이 더 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 시그니처 카드는 연회비 10만원에 2만원을 더 내면 결제액의 0.5%가 포인트로 적립되고, 6만원을 더 내면 1%가 적립된다. 적립률은 낮지만 연회비 상당의 항공권, 주유권, 상품권 등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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