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 지더니…'分黨'까지 거론

입력 2011-05-02 11:35수정 2011-05-0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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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홍' 한나라 - '단합' 민주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4.27 재보선 패배에 따른 연찬회 개최와 관련, 발언하고 있는 동안 다른 최고위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다.(연합뉴스)
한나라당이 4.27 재보선 참패의 격랑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지만 진화는커녕 사안별 계파 대립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반면 민주당은 재보선 승리로 평온한 기색이지만 물밑에선 차기 원내대표를 놓고 계파 간 손익계산이 분주하다. 孫心(손학규)과 朴心(박지원)이 어긋날 경우 충돌이 표면화될 수도 있다.

◇ 홍사덕의 역공 = 홍사덕 의원이 분당 카드를 빼들었다. 친박계 핵심 중진인 그는 “새 지도부 구성과 주요 당직 배분에 따라 최악의 경우가 올 수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는 분당(分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가피하다면 분당을 해서라도 (차기 대권을 놓고) 승부하는 거고, 그 경우에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 발언이 전해지자 한나라당은 발칵 뒤집혔다. 주류 역할론과 주류 책임론이 첨예하게 맞붙는 상황에서 친박계마저 ‘박근혜’를 무기로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기 때문.

홍 의원은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재보선에 지고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당을 재편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할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축이 돼 움직이는 비대위 구성 및 원내대표 선출에 대한 강력한 경고 의미다. 허태열 의원도 이날 기자에게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틀을 가지고 뜻(대권)을 펼치기 어렵다면 극단적 선택도 배제할 수 없다”며 “홍 의원 생각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차기 원내대표를 둘러싼 친이계 내분(이재오-이상득)에 민본21을 중심으로 한 소장파의 ‘주류 배제론’이 겹친 상황에서 친박계마저 극단의 카드를 빼듦에 따라 재보선 참패의 칼바람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으로 격화되고 있다. 2일 펼쳐진 백가쟁명식 난상토론도 당을 진정시키기보단 갈등의 비등점으로 치닫게 했다는 분석이다.

◇ 대권 ‘손학규’ 당권 ‘박지원’ 원내대표 ‘?’ = 재보선 압승의 민주당은 손학규 체제가 급속히 공고화되는 모양새다. 끊임없던 계파갈등은 진정세 국면에 접어들었다. 재보선 직후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과의 지지도 격차를 오차범위내로 뒤쫓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당은 사기충천에 있다.

그러나 물밑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거듭 중인 원내대표 선출이 또 다른 변수로 등장할 조짐이다. 18대국회를 마무리 지을 이번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과정에서 공천에 일정 부문 영향을 미칠 터라 각 계파의 손익계산이 분주한 것. 사지에서 생환한 손 대표의 의중과 차기 당권 0순위인 박지원 원내대표의 속내가 또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1일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선언한 강봉균 의원(3선·전북 군산)은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反정세균 의원은 모두 내편”이라며 계파 선긋기에 몰두하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지역성을 이유로 강 의원을 내심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강 의원의 강력한 경쟁상대인 김진표 의원(재선·수원 영통)은 정세균계의 지지와 더불어 손 대표의 측면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럴 경우 손심과 박심이 엇갈려 두 사람 간 또 다른 갈등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당내 핵심관계자는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상황만을 놓고 보면 대권은 손 대표, 관리형 당권은 박 원내대표로 굳혀졌다”면서 “삼각벨트를 구축할 원내대표를 놓고 두 사람 간 의견이 엇갈릴 경우 또 다시 당이 갈등으로 점철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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