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통신사, 구글 등 콘텐츠업계에 네트워크 비용 부과 검토
유럽의 통신업체들이 '인터넷 공룡' 구글에 트래픽 증가를 이유로 비용을 청구할 태세다.
프랑스의 텔레콤과 텔레포니시아, 보다폰 등 유럽의 통신업계는 구글을 포함한 콘텐츠 업체들이 막대한 정보트래픽을 유발한다며 네트워크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BBC방송의 무료 인터넷방송 '아이플레이어' 등으로 인해 네트워크 트래픽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통신사들은 콘텐츠 업체에 네트워크에서 차지하는 트래픽량을 기준으로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신사가 과징금을 추진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인터넷의 피어링 시스템 때문이다.
인터넷은 여러 개의 네트워크가 연결된 망으로 네트워크 간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서 피어링 시스템하에서 트래픽을 교환한다.
그동안 텍스트처럼 비교적 용량이 가벼운 콘텐츠가 인터넷 상에서 교환됐기 때문에 피어링 시스템은 별 무리없이 통용됐다.
그러나 2008년 동영상 콘텐츠가 급증하면서 콘텐츠 업체들이 네트워크에서 차지하는 트래픽이 늘면서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고 유럽 통신업체들은 주장한다.
초고속 통신망에 대한 투자를 늘리라는 정치권의 압력도 통신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아젠다를 맡고 있는 닐리 크로스 위원은 지난 2월 대형 통신업체에 "초고속 통신망 확충에 대한 투자가 EU의 목표치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유럽 지역에 광섬유케이블을 신설하는 등 광대역통신망을 확충하려면 3000억 유로가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콘텐츠 업체들도 초고속 통신망 확충에 대한 비용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이 통신사들의 입장이다.
FT는 그러나 통신사의 이러한 주장은 모든 콘텐츠를 차별없이 다뤄야한다는 이른바 `망 중립성` 관점에서 봤을 때 논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자칫하면 고급 정보에 대한 유료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