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 일본 현지 음식·물 승객에게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일본 노선을 이용하는 고객과 직원들이 방사능 노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일부 일본 노선에서 일본 현지에서 제조된 기내식과 물을 고객과 승무원에게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일본 현지 기내식등을 공급하고 있는 회사에서 방사능 수치 검사를 하고 있어 방사능 위험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수치 검사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인된 국제 기관 등에서 일본 방사능 관련 위험이 없다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며 “일본 현지에서 조달되는 기내식등에 대한 방사능 우려는 기우”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한 달에 한 번 기내식 등에 대해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의뢰해 방사능 수치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 달에 한번이어서, 일본 지진발생 이후 지금까지 검사가 단 두 번 이뤄졌을 뿐이다. 대한항공은 공인된 검사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일본 농산물은 물론 국내 농산물 마저도 방사능 수치 검사를 철저하게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항공사들이 일본산 기내식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면서도 ‘별 문제 없다’는 대응에 대해 ‘안전불감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외국항공사의 경우 방사능 노출 위험에 일본 현지에서 기내식을 조달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와 환경단체 등은 방사능검사 결과 수치를 비롯해 원산지등에 대해서 고객에게 정확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기내식 원산지 표시를 제대로 해야 한다”며 “일본산 먹거리라는 걸 알면 고객들이 안심하고 기내식을 먹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사무총장은 “방사능검사 역시 제대로 해 안전한 지를 소비자에게 정보 제공해야 한다”며 “항공사들이 기내식 안전검사 결과에 대해 정보제공을 못하는 것 자체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양이원영 환경연합 국장은 “일본 방사능 문제는 지금도 진행 중”이라며 “정부에서 나서서 방사능 물질에 대한 감시가 더욱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항공사 직원들도 방사능 노출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외국항공사들과 달리 국내항공사들은 ‘방사능 오염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발전소 상공을 우회하고 있기에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승무원들에 대한 안전 대책이 소홀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에서 하루 머무르고 오고 노선에 대해 폐지하고 승무원과 기장 등에 대한 방사능 검사도 철저히 해야하지만 회사 측은 대책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식품의약청 관계자는 “원전사고 초창기에는 기내식에 대해서 검사를 했다”며 “지금은 항공사에서 오염지역 음식은 아예 싣고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 검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에서 들어오는 음식물이어서 치외법권에 해당돼 일일이 컨트롤 할 수 없다”며 “항공사 차원에서 간이검사기를 도입해 검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