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에 연봉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성과주의 문화 도입을 통해 고객에게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부 금융회사는 노조가 인건비 절감을 위한 방편이라며 반대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노사는 지난 19일 연봉제 적용 대상을 종전 1급에서 1~3급 중 팀·반장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연봉제 적용 대상 직원이 80여명에서 내년부터 390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은 노사는 실무작업반(TF)을 구성해 9월 말까지 구체적인 부분을 마련할 계획이다. 임금은 기획재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4.1% 인상했다.
한은 노조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몇 년 전 연봉제를 확대한 점 등을 고려해 연봉제 적용 대상을 3급으로 확대하기로 했다”며 “장기적으로는 한은이 2200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봉제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예금보험공사는 올해부터 전 직원의 보수체계를 연봉제로 전환하고 업무성과와 직무가치에 따라 연봉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 연봉제를 시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부점장급을 대상으로 성과 연봉제를 도입했으며 자산관리공사(캠코)도 전 직원 성과 연봉제를 시행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SC제일은행이 호봉제를 폐지하고 개별 성과 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SC제일은행 노조와 금융산업노동조합 등이 반대하고 있어 연봉제 도입이 순탄하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연봉제는 기업이 비용 부담을 줄이려고 만든 것일 뿐 고객 서비스 향상을 가져온 전례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