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장수기업] 그래텍, 글로벌 미디어를 향해…곰TV의 질주

입력 2011-04-26 11:26수정 2011-04-26 13:5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곰플레이어’, ‘곰TV’로 유명한 그래텍이 창립 12주년을 맞아 또 다른 도전과 모험을 꿈꾼다.

그래텍은 사명보다 서비스로 더 유명한 기업이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사용해 본 ‘곰플레이어’부터 대한민국 최초의 인터넷 TV 서비스 ‘곰TV’, 그리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사와 독점 계약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Ⅱ 리그(Global StarCraft Ⅱ League, GSL) 중계까지 모두 그래텍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다. 그래텍은 이를 통해 진정한 글로벌 인터넷 미디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곰플레이어는 자국 플레이어로는 거의 유일하게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를 누르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1억 2000여 만 명의 유저가 사용하고 있는 글로벌 소프트웨어다. 매월 전 세계 2000여 만 명의 글로벌 시청자들이 곰TV를 통해 GSL 방송과 뮤직비디오, 영화 등 다양한 콘텐트를 즐기고 있다.

▲배인식 그래텍 대표
◇도전과 모험은 ‘숙명’ = 그래텍 배인식 대표는 “그래텍에게 도전과 모험은 숙명”이라고 말한다. 어느 분야보다도 빠르게 변하는 IT 업계에서 12년 동안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성공적인 입지를 굳힐 수 있었던 것은 남보다 한 발 빠른 도전과 온 몸을 던지는 모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

대학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한 배 대표는 부서가 바뀌면서 더 이상 회사 업무에 흥미를 갖지 못해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그래텍을 창업했다.

부사장으로 그래텍 설립에 참여하고 2002년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그는 “기술을 모아 재미있는 것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그것으로 사람들을 열광시킬 수 있는 그래텍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위해 그래텍 ‘gcafe’를 운영하고 있으며 개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이 자유로운 복장으로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설립 이후 국내 최초의 웹하드 서비스인 ‘팝폴더’를 개발하고 가상 저장공간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팝폴더는 당시 20메가바이트(MB)의 웹하드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해 점차 저장 공간을 1GB까지 늘려 국내 최대 용량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또 국내 최초로 유무선 연동 모바일 게임 ‘깨미오 고스톱’을 출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웹하드 서비스와 모바일 게임으로 IT기업으로서 자리를 잡은 그래텍은 이후 파일 공유(P2P) 서비스인 ‘구루구루’를 출시하며 다시 한 번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개발 의도와 달리 불법 콘텐츠의 유통 경로가 되면서 사업에 대한 고민도 함께 시작됐다.

결국 그래텍은 구루구루 서비스 중단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사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사업에 대한 평가도 좋았지만 개발 의도와 다르게 사용돼 발생하는 부작용을 간과할 수 없었기에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내린 결정이었다.

이후 그래텍은 2003년 1월 곰플레이어를 출시하면서 재도약 했다. 곰플레이어는 편리한 동영상 재생 기능과 함께 코덱 검색 기능, 자막 찾기 기능 등을 제공하며 빠르게 사용자를 늘려갔다.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사용자 요구를 반영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면서 윈도우 운영체제(OS)에 기본 탑재된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를 누르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인터넷 미디어 기업으로의 도약 = 곰플레이어는 출시 3년 만에 일일 사용자 300만 명을 넘어서면서 그래텍은 또 한 번의 모험에 나섰다. 합법적인 제휴를 통해 곰플레이어에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터넷 TV 서비스 ‘곰TV서비스’를 시작한 것.

배 대표는 “곰플레이어는 개발 단계부터 곰TV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제품”이라며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셋톱박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TV 시청료로 수익을 보전하듯, 곰플레이어는 곰TV를 위한 셋톱박스였다”고 설명한다.

곰플레이어를 기획할 당시부터 현재의 곰TV 서비스를 모델로 하고 영상 콘텐츠 저작권자들을 만났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성공 가능성을 믿어주지 않았다. 전략을 수정해 곰플레이어로 사용자를 확보한 후 다시 도전하기로 했고 마침내 곰플레이어는 300만 명이 매일 이용하는 ‘준비된 셋톱박스’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2006년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채널을 갖춘 뉴미디어 곰TV가 태어났다.

이후 그래텍은 더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보강해가는 한편, ‘곰스쿨’ 서비스를 오픈해 인터넷 강의 사업에도 진출했다. e스포츠 리그를 후원하고, 온라인 최초로 극장 종영 직후 다시보기(VOD) 서비스와 영화 합법 다운로드 서비스도 시작했다.

곰TV는 방대한 양의 영상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무료 영상에는 광고를 붙여, 사용자가 많이 보면 볼수록 더 많은 양의 영상이 무료로 제공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기본적인 사업 모델로 했다. 영상 콘텐츠 저작권자들의 사정에 따라 일부 최신 영상들은 유료로 제공되고 있지만 업계 최대 규모의 파격적인 무료 영상 제공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곰TV만의 특장점이다.

▲그래텍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 전경
GSL은 인터넷 미디어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전 세계 190여개 국을 대상으로 방송하고 있어 e스포츠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에는 콘텐츠 사업에 투자한 지 5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곰TV는 최초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불법 콘텐츠가 넘치는 인터넷 세상에서 합법적인 콘텐츠 유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이기 때문에 최소 7년은 적자를 각오하고 시작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일일 사용자 700만명에 달하는 높은 시장점유율과 약 20만 건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츠, 그리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유연한 플랫폼 등의 장점을 통해 곰TV 인터넷 미디어 사업에 속도가 붙었고 흑자 전환 시점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

특히 GSL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흑자전환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었다. 해외의 경우 광고 기반의 무료 서비스가 어려워 저화질의 무료 서비스와 고화질의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해외 e스포츠 팬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배 대표는 “전 세계 컴퓨터, 핸드폰에서 곰플레이어와 곰TV를 사용하는 날이 올 때까지 그래텍의 도전과 모험은 계속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기업이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세계적인 인터넷 미디어 기업이 되는 것이 그래텍의 목표”라고 자신했다.

▲그래텍 창립 12주년 기념식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