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트렌드] 伊 비첸차, 럭셔리 도시로 다시 뜬다

입력 2011-04-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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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명품시장 확대...고급 가죽 핸드백 생산으로 명예 회복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주의 예술 마을 비첸차가 새로운 럭셔리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금 제조 도시로 정평이 나있던 비첸차는 고급 가죽 핸드백 생산 도시로 럭셔리한 이미지를 회복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주 비첸차

비첸차는 최근 금값 고공행진과 중국의 값싼 제조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큰 타격을 받았다.

10년 전 1300개에 달했던 금 보석류 제조업체는 현재 600곳에 불과하다.

일부 분야에서는 무차별적인 감원조치로 여성 실업률이 90%에 육박한 상태다.

비첸차의 금 세공사들은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자신들이 운영하는 상점의 문을 닫았지만 중국의 명품시장 확대로 또다른 이탈리아 럭셔리 산업이 뜨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중국 부유층들이 이탈리아산 명품을 사들이면서 값비싼 핸드백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일손이 부족해진 명품 업체들이 비첸차의 장인들을 대거 채용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나에 7만5000유로(약 1억1750만원)짜리 고급 가죽 핸드백 제조업체들은 중국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비첸차 장인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보테가 베네타의 럭셔리 핸드백
프랑스의 명품그룹 피노프렝탕르두(PPR)가 보유한 이탈리아의 보테가 베네타는 베네토주의 전통적인 럭셔리 핸드백 제작을 위해 비첸차 장인을 채용했다.

마르코 비자리 보테가 베네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비첸차 장인들은 우리가 원하는 수준을 능가하는 놀라운 솜씨를 지니고 있다”면서 “이 지역 장인들의 재능을 고급 핸드백 제작에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비자리 회장은 베네토주의 루카 자이아 주지사와 과거 비첸차의 금 제조에 투입됐던 여성 금 세공사들을 고용해 가죽 제조 훈련을 시킬 것을 약속했다.

비자리 회장은 “이번 고용을 통해 여성들에게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테가 베네타는 생산력을 두 배 이상 늘리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현재 비첸차 소재 보테가 베네타는 중국 등 이머징마켓에서 쏟아지는 명품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이번에 비첸차 장인 100명을 채용했지만 가죽을 제작하는 속도가 지난 2년간 매출을 유지하기엔 역부족이다.

보테가 베네타는 중국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등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오는 2015년까지 매출이 연평균 8%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테가 베네타의 제품은 80%가 장인정신이 듬뿍 담긴 수공예로 만들어지며 오직 베네토주에서만 생산된다.

비자리 회장은 “이탈리아산만이 우리 제품”이라면서 “고객들 역시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제품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테가 베네타는 지난 1966년 탄생했으며 2001년 구찌그룹에 인수돼 현재 PPR에 속해 있다. 이탈리아어로 ‘베네토 장인의 일터’라는 뜻이며 장인 정신이 깃든 가죽 제품을 생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테가 베네타의 가죽 장인들은 가죽끈을 하나 하나 엮어 만든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 기법을 개발했으며 이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대표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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