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기업 '성공의 조건'

입력 2011-04-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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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찬 부국장 겸 스포츠레저부장

“도대체 뭐가 당신을 그렇게 똑똑하게 만들었지요?”하고 내가 물었다.

“당신하고는 커피 마시러 안 갈거예요”하고 그녀가 대답했다.

“이것봐요, 내가 가자고도 안할거요”

“그러니까”하고 그녀가 대답했다. “멍청하다는 거예요”

스물다섯살에 죽은 여자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What can you say about~)로 시작하는 ‘러브 스토리’(에릭 시걸)에 나오는 남녀 주인공 올리버와 제니가 주고받은 대화내용이다. 물론 처음 만났으니 서로의 마음을 알리가 없다. 이때문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이는 비단 소설속의 인물만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는 아주 가까운 사이임에도 의사소통이 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의사소통(communication, 意思疏通)은 ‘사람들 간에 생각이나 감정 등을 교환하는 총제적인 행위’를 가리킨다. 의사소통은 구어(oral language)나 문어(written language)를 통한 언어적 요소뿐 아니라 몸짓이나 자세, 얼굴표정, 눈맞춤, 목소리, 억양 등과 같은 비언어적 요소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우리는 종종 “저녀석과는 말이 안 통해” 혹은 “대화가 안되는 사람이야”라고 말한다. 술 좌석에서 언성을 높이거나 싸움판을 벌이는 사람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자신의 잣대로만, 자신의 생각대로만 말을 하기에 서로 감정이 격해진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탓이다.

한 이불을 덮고 자는 부부도 마찬가지다. TV를 볼 때 남편은 뉴스만 고집하고, 아내는 드라마만 보자고 한다. 이때 부부간의 갈등이 생긴다. 만일 평소 좋지않은 감정이 도사리고 있다면 금방이라도 전쟁이라도 일어날지 모른다. 이것은 부부싸움으로 발전하고 가족이 불편해지는 불씨가 된다. 원인이야 많겠지만 무엇보다 대화가 부족해서다. 서로 자기만 이해받길 원한다. 말을 하지 않아도 알겠지 하는 이기심이 화를 부르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일방적인 지시로는 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소통이 잘되는 곳이 성공기업임을 우리는 잘 안다. 주변을 살펴보면 오너나 최고경영인(CEO)과 직원들간의 의사소통이 잘되는 기업은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혈관이 막히면 몸에 이상이 오듯 규모가 아무리 작은 기업도 말이 안 통하면 문제가 생긴다.

의사소통의 모범답안의 제시한 기업이 있다. 바로 시물레이션골프 IT기업인‘골프존’이다. 창업자 김영찬 사장은 월요일마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CEO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5명이 시작한 기업이 10여년만에 수천명으로 늘어나자 가장 필요한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회사가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서로 알아야 기업이 원할하게 돌아간다는 평범한 진리를 도입한 것이다.

2008년부터 2년간 직원들에게 보낸 CEO메시지를 책으로 펴낸 것이 ‘35년 걸렸습니다’이다. 김영찬 사장은 이 메시지에 대해 무엇보다 ‘직원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싶어서’라고 밝히고 있다. 신입사원이 많다보니 서로 알기가 쉽지 않다는 것. 매주 글로 인사하고, 옆에서 뒷바라지하며, 직원들을 지켜보며 의사소통을 하고싶어서다. 때로 감출 것 없이 화도내고, 일 못한다고 호통도 치는 그런 CEO로 남고 싶다고 그는 속내를 보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메시지가 오너로써 ‘이것 하라’는 지시가 아니라 현실과 미래에 기업이 생존하기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새내기부터 임원들까지 모두가 이해하기 쉽게 생존과 지속성장, 나눔과 배려에 대한 경영철학을 소상히 담고 있다. 여기에 직원들의 댓글이 달려 있고 또한 답장도 있다. 골프존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도 CEO에게 보낸다. 이런 의사소통이 골프존의 매출 1000억원대를 넘어 1조원대의 달성을 가능하게 할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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