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시스템 없다" 나들가게 삐걱

입력 2011-04-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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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청, 통합물류센터 예산 확보못해 연기

#1.

나들가게로 선정된 후 과일 등 주부들이 선호하는 1차 품목수를 늘린 A점포. 하지만 소비자들이 소량 구입하는 구매행태로 인해 적은 인력으로 매일 새벽시장에서 소량을 사와야 하는 등 물류 시스템 구축에 애를 먹고 있다.

#2.

소규모 점포 임에도 도매상을 통해 물건들을 대량 구매하는 B점포. 대량으로 거래해야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제품을 매장에 진열할 수 없어 따로 창고를 마련하다 보니 유지비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나들가게’로 선정된 점포들이 물류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노원구에 상계동에 위치한 한 나들가게를 방문해 매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내 집같이 편하고 나들이하는 마음으로 가고 싶은 가게라는 의미의 ‘나들가게’는 쇼핑환경, 가격, 위생, 서비스 및 정보화수준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수점포로 중소기업청이 대기업의 유통업 진출 가속으로 어려워진 골목슈퍼를 선정해 컨설팅, 대출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매출증가 점포가 86.4%에 이르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그러나 점포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할 물류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나들가게로 선정된 점포들은 정부의 물류 지원책이 없어 부족한 물류 인력, 대량구매에 따른 물품 보관 문제, 중간도매상의 압박 등의 이유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물류 서비스에 관여하기 시작한 나들가게 점주들은 중간 도매상이 압박을 가하고 있어 설상가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에 위치한 C점포 점주는 “가게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 물류인데 지금까지 슈퍼가 망한 이유 중 하나는 도매상의 횡포”라며 “이들이 중간 마진을 가로채는 구조여서 물건을 싸게 팔수도 없으며 직접 물류를 담당하는 것도 도매상이 견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들가게 물류 시스템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결국 구멍가게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며 “대형 마트는 중간 도매상이 없어 오히려 마진을 남길 수 있지만 우리는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이러한 문제를 공감한 중소기업청은 지난해 8월 물류여건 개선을 위해 전국에 20개 중규모 통합 물류센터 건립 계획(2013년)을 발표했지만 예산편성 문제로 잠정 연기된 상태다.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지원과 관계자는 “물류센터의 필요성을 공감해 지난해 예산 편성을 위해 힘을 쏟았지만 실패해 올해 예산에 포함되지 못했다”며 “내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가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대한 빨리 진행하도록 노력하고는 있지만 내년 예산이 편성될 지도 미지수”라며 “최대한 우리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나들가게 운영과 관련, 물류 시스템 외에도 전국 나들가게 균일화 작업, 이미지 쇄신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들가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나들가게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려면 나들가게의 일관적인 대응법을 비롯해 물건배치, 진열법, 가격 등의 균일화 교육이 필요하다”며 “특히 가격이 안정화되면 고객에게도 대형마트와 같이 어딜 가도 동일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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