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핫핫핫]과자 빵값인상 도미노…원료-가공업체 ‘네탓 싸움’

입력 2011-04-11 12:2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지금 유통가에서는 물가 공방이 한창입니다. 지난해 말과 올초 설탕값과 밀가루값 인상에서부터 최근 과자값 인상까지 도미노식 가격인상의 주범(?)이 누군지를 놓고 식품소재업체와 가공업체간에 네 탓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 압박에 시달리던 식품업체들이 해외 원가 상승을 이유로 설탕이나 밀가루값 인상을 단행하자 마치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가공식품업체들이 가격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이렇게 네탓 공방을 하고 있는 건 식품 가격이 소비자들이 제일먼저 몸으로 느끼고 이를 통해 정부의 정책에 불만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자칫 비난 여론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물가 억제 정책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1차 원인제공자가 된다면 향후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을 올린다 하더라도 정부의 감시가 심해지고 소비자들도 식품회사들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퍼부을 것입니다. 당연히 자신들 탓이 아니라는 목소리를 내야만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먼저 소재업체들은 원당과 원맥 가격이 1년 넘게 고공행진을 계속했지만 자신들은 가격을 올리지 않아 피해가 가중되고 있는 만큼 가격인상 요인이 뚜렷하다는 걸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에 대해 그리 부담을 주는 눈치는 아닙니다. 이들이 가격을 올렸을 때 제과나 제빵 등 가공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고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가공업체들은 경쟁사의 눈치를 봐가며 용기있게 올린 곳도 있고 그렇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가격을 올릴 이유가 분명한지, 정말 설탕값과 밀가루값이 미치는 영향이 없는지에 대한 여론과 정부의 눈치를 살피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공업체들은 설탕이나 밀가루 말고도 식품에 들어가는 재료가 복잡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얘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합니다. 모든 것이 다 올랐기 때문입니다.

과연 식품업체들이 자기네 식구들을 겨냥해 서로 네탓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뭘까요? 지난 주말 정부 관료들은 가공식품 가격에 대해 다시 관리를 하겠다고 으름짱을 놓았습니다. 4월은 소비자들에게나 식품회사들이나 모든 잔인한 날들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