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이 발생한지 한 달째인 10일. 부산지역 관광지나 호텔 등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겨 관광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또 국제시장이나 자갈치 시장 등 유명 재래시장에도 대지진 이후 일본인 관광객들의 급감하면서 매출도 격감해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보세점, 가죽전문점, 안경점 등의 상점들이 모여있는 부산 중구 부평동 국제시장 거리는 한산하기 그지 없으며 오히려 중국 관객들이 눈에 띄고 있는 것.
평소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한국 토속물품 가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들은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전업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산 관광업계 타격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오는 성수기는 4월 말부터 5월 초이며 특히 일본에서는 4월 말부터 5월5일 어린이날까지 하루만 휴가를 내면 7일 동안 연휴를 즐길 수 있는 '골든위크'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부산지역 호텔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호텔 관계자는 "일본 대지진 이후 20명 이상 단체관광객들을 찾아볼 수 없다"며 "일본인 관광객의 예약취소물량이 5월까지 2000여실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산상공회의소가 부산지역 주요 호텔 12곳을 대상으로 일본 대지진에 따른 업계동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지진 이후 호텔들의 평균 객실점유율은 55.8%에 그쳤다.
이는 예년 일본의 춘분절 연휴(3.19~3.21) 특수기간에 부산지역 호텔들의 평균 객실점유율이 90%를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30%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이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급격히 줄자 부산지역 호텔들은 타개책으로 내국인 유치를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고 중국시장 공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면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봄 성수기를 맞았지만 면세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일본인 관광객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일본인 관광객도 크게 준데다 내국인들 또한 일본 여행을 포기하면서 전체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매출 감소폭을 줄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