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싱크탱크]②한발 앞선 ‘어젠다’ 제시…국가 정책에도 영향력

입력 2011-04-05 10:59수정 2011-04-0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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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삼성경제연구소, 이슈 선점 명성…문화 등 연구영역도 다양

“日 대지진 재산피해액 최대 25조엔”(3월30일) “물가안정목표제, 원자재값 상승 등 공급충격엔 취약”(3월29일), “은행 주택담보대출 비중 사상최대”(3월24일)..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경제 동향과 관련해 연구·발표한 내용들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금까지 한국 경제의 변곡점마다 한 발 앞선 ‘어젠다’를 제시하며 경제 담론을 이끌어 왔다.

특히 150여명의 연구원이 생산한 다양한 지식 콘텐츠들은 정부 정책의 큰 줄기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고, 온라인· 동영상 보고서, 스마트폰을 통해서는 안방까지 경제 아젠다를 전달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로운 어젠다·정책제안 제시 = 민간 경제연구소 최고의 두뇌집단인 삼성경제연구소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민간 싱크탱크다. 1986년 설립됐으며 매출 규모가 220조원대에 달하는 삼성그룹의 두뇌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노무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03년 2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삼성경제연구소의 ‘국정과제와 국가 운영에 관한 어젠다’라는 400여 쪽 분량의 방대한 보고서가 제출돼 참여정부의 국정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국민 2만 달러 시대’, ‘동북아 금융 허브’, ‘산업단지 혁신 클러스터화’ 등은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가 참여정부 정책으로 채택됐다.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1년에도 ‘강소국론’을 제기해 국가적인 화두가 됐었다. 체계적이고 꼼꼼한 연구를 바탕으로 제시되는 경제 어젠다들은 정부가 경제정책에 반영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한다.

때문에 성장률·금리·환율 등 경제 변수들 중심의 연구를 하고 있는 다른 민간 연구기관들과는 차별된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민간 연구소지만 국익도 생각해야 한다”며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되는 정책 제안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0년을 전후해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기업이 나왔듯,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연구소를 지향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빠른 이슈 선점·연구영역 다양 = 삼성경제연구소는 아이러니하게 국제통화기금(IMF)을 거치면서 오히려 빛을 발했다. 트렌드를 중시하는 빠른 분석과 이슈 제기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업경영 어떻게 바뀌고 있나(1998년)’,‘격변기 기업의 이익창출 전략(1999년)’등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고 대처하기 위한 생존 전략에 집중 할수 있는 보고서가 대표적 예다.

또한 최고경영자(CEO)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욕구, 필요를 철저하게 분석해 각종 건강·문화 정보까지 알려주기도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보고서가 시의에 맞고 읽기 쉬워 언론에서도 자주 반영했고, 지식인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삼성경제연구소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는 궁금한 경제 이슈나 특정한 산업의 트렌드 등을 시의적절하게 발굴하고, 발빠른 이슈 선점으로 통상적인 경제 문제는 물론 국제 어젠다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유가, 환율 등 국제 경제 전망에서 중국의 경제 현황 등 주 수출입 지역 분석은 물론이고 식품과 농업까지 총망라한다.

문화예술 방면에도 전문가가 많아 ‘한국영화 위기의 진단과 과제’라는 보고서와 2004년부터 매년 여름이면 선정해 발표하는 CEO가 휴가 때 읽을 책 20선’을 내놓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거시경제에서부터 글로벌 경제, 공공정책, 마케팅, 조직, 경영 전략, 기술까지 모두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연구소 출신 학계·관계 요직 = 삼성경제연구소가 경제뿐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한국 사회의 어젠다를 주도하는 힘은 단지 보고서 때문 만은 아니다.

삼성경제연구소 출신 250여명 중 대학교수 60여명, 나머지는 정·관·재계로 흩어져 있을 정도로 경제분야 곳곳에 오피니언 리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더 강력한 저력이다.

정계에선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이 눈에 띈다. 일본 게이오대 정치학 박사인 신 의원은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김휴종 청와대 문화체육담당비서관과 민승규 농촌진흥청장도 수석연구원 출신이다. 김 비서관은 한류 분석가로, 민 청장은 벤처농업전문가로 명성을 얻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창립 멤버로 부사장까지 지낸 정문건씨는 2007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정 원장 영입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도 객원연구위원 출신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삼성경제연구소 출신은 우리 경제의 곳곳, 특히 정책입안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면서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정책 방향이 되고, 정책 집행 과정이 연구의 밑바탕이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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