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ㆍ카카오톡, 이번엔 ‘킵얼라이브’ 싸움

입력 2011-04-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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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트래픽 주범" vs 카카오톡 "인기끌자 견제"

지난 1일 가입자수 1000만명을 돌파한 모바일 무료 메신저 카카오톡과 이동통신사들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5일 이동통신사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도 가입자에게 주기적으로 신호를 보내 해당 서버와 단말기가 연결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킵 얼라이브(Keep alive)’ 메시지를 전송하는데 이것이 과도한 트래픽을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것.

이처럼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도 카카오톡 서버는 10분 주기로 280byte의 신호를 송신하므로 가입자 1000만명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을 깔고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쓰지 않는 사용자는 데이터 패킷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크게 과금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사용함으로 인해 데이터망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카카오톡 측이 애초에 애플리케이션 설계를 잘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킵얼라이브 메시지의 주기를 늦추면 트래픽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음에도 카카오톡이 문자메시지 만큼의 전송 속도를 확보하기 위해 10분 주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카카오톡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타 서비스와 달리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물론 시장을 빨리 선점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서버와 커넥션이 상대적으로 빨라 메시지가 제때 제때 전송된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킵얼라이브 기능이 없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서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통사들은 카카오톡이 킵 얼라이브 주기를 현실성 있게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메시지 전송이 실패할 경우 다시 전송을 시도하는 재전송 시도(리트라이)가 1~2초 단위로 계속 시행되면서 트래픽 정체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불거져 나왔다.

이동통신사들은 유료 문자메시지 수익을 잠식하고 이통사들이 투자한 망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채 ‘무임승차’하는 카카오톡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아울러 카카오톡이 자사의 3G망 품질에 영향을 주는 만큼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통신사들은 데이터망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국내 무선 트래픽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킵 얼라이브 기능이 애플 아이폰 플랫폼의 자체 특성으로 인해 기인한 것이지 개별 애플리케이션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는 “애플과 구글은 플랫폼 내 자체 푸쉬 알림 기능을 제공해 서버와 단말기간 실시간 통신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동통신사들이 상생과 오픈을 외치면서 이를 문제삼는 것은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1000만명 사용자를 확보하고 인기를 끌자 이통사들이 견제에 나선 것 같다”면서 “이통사들이 망 품질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이며 카카오톡만 문제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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