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스클럽마트 인수 3파전“관심 없다더니…”

입력 2011-04-0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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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기업형슈퍼마켓(SSM) 킴스클럽마트를 놓고 롯데, 홈플러스, 신세계가 각축을 벌이게 됐다. 업계는 입찰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리 소문 없이 점포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국내 유통업체 3인방이 유독 킴스클럽마트에 목을 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SSM업계는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과 대중소기업상생협렵촉진법(상생법)의 통과로 점포 확장이 어려워졌다. 매년 150곳 이상씩 늘어나던 출점 속도가 올 들어 ‘가뭄에 콩 나듯’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6개점을 오픈했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2곳, GS수퍼마켓은 1곳,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한곳도 출점하지 못했다.

2008∼2009년 2년간 이들 4개사의 SSM 신규 출점수가 305개에 달하고, 지난해 법 통과 이전까지도 178개가 새로 문을 연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조한 셈이다. SSM 관계자는 “법의 규제를 받는 지역과 분쟁 지역을 피해 출점하다보니 신규 오픈이 갈수록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방상권을 중심으로 가맹점 형태의 신규출점 이외에는 답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킴스클럽마트는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규제가 발효된 이후 정체기를 맞은 국내 SSM업체에게 단비같은 존재다. 간판만 바꿔달면 점포확장은 별탈없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통 3인방은 킴스클럽마트 인수에 대해 관심없는척 일관해왔지만 킴스클럽마트 공개매각이 결정되자 입장을 바꾼 것도 이 같은 메리트 때문이다. 특히 인수에 참여한 업체들 중 단연 눈에 띠는 곳은 홈플러스다.

앞서 이랜드는 홈플러스에 먼저 킴스클럽 인수를 제안했는데 가격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흥정이 무산됐다. 이후 홈플러스 측은 더이상의 인수의사는 없다고 밝혔고, 3월초 킴스클럽마트 공개매각설이 흘러나왔을때에도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킴스클럽마트를 인수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단번에 SSM업계 1위로 떠오를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리기는 힘들었던 모양이다. 이랜드그룹이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결정하자 홈플러스는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5위인 킴스클럽마트를 가져가면 단번에 1위에 오를 수 있다.

SSM 1위 롯데쇼핑도 업계의 눈치를 보며 마지막 날 입찰에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에 대한 방어차원인 동시에 롯데마트가 확실하게 점포수를 늘려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신세계의 참여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매장수가 18개밖에 되지 않는데다 지난해부터 그룹 차원에서 SSM 출점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SSM이 보통 330㎡(100평) 내외지만 킴스클럽마트는 평균 300평대로 크고 회원 43만여명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고객의 충성도가 높아 신세계가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SM업체가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킴스클럽마트를 가지려는 이유는‘손안데고 코풀겠다’는 것”이라며 “말 그대로 간판만 바꿔달고 영업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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