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침체로 지난해 국내 건설업의 주택 기성액이 최근 7년 사이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토목과 비주택 건축 기성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주택 기성액은 2009년에 비해 8.0% 줄어든 30조4981억원이었다.
이는 2003년 27조564억원 이후 가장 낮은 액수다.
기성금은 사업 진척 상황에 따라 일정 기간마다 지급하는 공사비로, 이 금액이 감소했다는 것은 해당 기간에 진행된 주택 공사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토목 기성이 전년 대비 8.8% 증가한 40조3679억원, 비주택 건축 기성이 전년 대비 9.4% 증가한 21조3723억원으로 각각 역대 최대액 기록을 세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토목과 비주택 부문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택 부문의 침체로 작년 국내 건설업의 전체 기성액은 92조2383억원으로 2009년 대비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생산자물가 상승률(3.8%)보다 적고, 2006년 2.6%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건산연 관계자는 "주택 기성의 감소는 부동산 침체의 영향으로 신규 공사가 늘지 않은 가운데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려고 2008년 이전 사업승인을 받아 진행되던 대규모 아파트 공사들이 2009~2010년에 대부분 완료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