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공개매각이 조만간 재추진되고, 신주 발행을 통해 매각하는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정책금융공사 유재한 사장은 1일 여의도 공사 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하이닉스[000660] 매각, 현대건설[000720] 매각 종료, 정책금융기관 개편 등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유 사장은 "하이닉스 문제는 올해 1분기까지 매각 방안을 마련하기로 약속했었다"며 채권단은 다음주 중 주주협의회를 열어 공개매각 절차를 재추진하고, 구체적인 방안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각 방법과 관련해서는 "유연성을 갖고 대처하려고 한다"며 "채권단 보유주식을 매각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고, 신주 인수도 고려해볼 수 있으며, 신주 인수와 구주 매각을 병행해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주를 발행하면 이 자금으로 하이닉스의 재무구조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유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투자자 유치와 관련해 "외국인 투자자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며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문제는 심사과정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매각주체인 외환은행[004940]에 낸 이행보증금 처리 문제는 법원 판단에 맡겨진다.
유 사장은 "이행보증금 처리는 법원이 채권단의 양해각서(MOU) 해지가 정당하다고 결정한 이상 임의반환은 어려워 소송 등 공식 절차를 통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권단이 이행보증금을 마음대로 반환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법률자문사의 해석"이라며 "현대그룹이 공식적으로 반환을 요청하면 판결이나 조정 등을 거쳐 이행보증금 반환 여부나 규모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그룹은 납부한 이행보증금 2천755억원(입찰가의 5%)의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청하지 않았지만 최근 가처분 신청 재항고를 포기했고 현대차그룹이 매각대금을 모두 납부하면서 반환을 요청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현대그룹이 이행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대건설에 대한 미련을 버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6월 매각이 재개돼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현대그룹 컨소시엄과 MOU 해지로 현대차[005380]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재선정됐으며,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현대차 컨소시엄과 지난 8일 4조9천601억원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이날 매각대금을 외환은행에 모두 입금해 현대건설의 매각 절차는 모두 마무리됐으며, 주주협의회 소속 9개 은행은 오는 6일 지분에 따라 매각대금을 나눠 갖게 된다.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011200] 지분과 관련해 유 사장은 "채권단의 권한을 떠난 사안으로, 앞으로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원만하게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된 정책금융기관 개편 문제와 관련해 유 사장은 "아직 금융당국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아 말하기는 어렵다"며 "공사의 주요 설립 목적 가운데 하나인 중소기업 지원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중소기업 지원제도가 많으면 중소기업로서도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인위적인 정책금융기관 통합에 반대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