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뷰-포인트]실업 공포 극복하는 법

입력 2011-03-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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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XnLAW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 양준혁은 얼마전 모 스포츠지와의 인터뷰에서 “실업의 공포가 솔직히 겁났다”는 말을 했다. 일반인들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고액의 연봉을 받는 최상급 프로선수마저 은퇴를 앞두고 실업의 공포가 겁났다는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평생직장이 보장되지 않는 시대, 끊임없이 자기 경쟁력을 키워나가지 않으면 생존자체를 위협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의 수명연장과 함께 직장인들은 은퇴 후에도 수십 년의 여생을 보내야 한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통계청의 우리나라 노인인구 비율 및 평균수명 변화추이를 보면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000년의 7.2%에서 2020년엔 15.1%로 증가한다. 평균수명은 2003년에 남자는 73.9세 여자는 80.8세였는데 이는 30년 전인 1970년에 비해 15년 이상 증가한 것이어서 이런 추세로 간다면 2030년엔 여자의 경우 평균수명이 95세에 이르게 된다. 준비되지 않은 채 노년을 맞는 것이 큰 재앙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지금은 바야흐로 베이비부머들이 막 은퇴를 시작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총인구 중 15%, 714만명에 달하는 1955~1963년 출생자의 정년퇴직은 2011년 시작된다. 통상적인 임금 근로자의 정년을 55세로 추산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714만명 가운데 정년으로 인해 비자발적으로 은퇴해야 하는 임금 근로자가 330만명에 이르고, 2011년부터 매년 25만~45만명이 은퇴 연령에 도달한다.

베이비부머들은 어려운 시절에 태어나 치열한 경쟁을 거치면서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들이다. 이들 세대는 아이들 교육시키느라 노후를 변변히 준비하지도 못했다. 자신들이 노부모를 부양한 것과는 달리 자식들의 부양을 기대할 수도 없다.

준비되지 않은 은퇴나 실업이 공포를 가져오는 이유는 그것이 조금 더 벌고 조금 덜 버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 나아가 가정의 수입이 끊기는 문제기 때문이다. 소득이 끊긴다는 것은 자유를 잃는다는 것이요, 생계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처방안은 무엇인가. 은퇴 후를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다.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 직업’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은퇴 후를 대비해 자신의 적성과 상황에 맞는 새로운 공부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 개인이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한다면 한 직장에서의 퇴직이 곧바로 영구 실업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필자가 얼마 전 읽은 책 ‘은퇴쇼크’는 직장인들도 마약처럼 달콤한 월급을 받으며 현실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자기계발을 계속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평생직장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서 지속적 자기계발이야 말로 실업에 대한 실효적 대처방안이라는 점에 필자 또한 이견이 없다.

다행인 것은 현재 정부가 실업자와 비정규직, 중소기업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각종 직업훈련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교육은 수업이 무료로 진행되거나, 성실하게 출석하면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없는 게 장점이다. 교육생 수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이고 참가자 열 명 가운데 여덟 명은 다시 교육을 받겠다고 응답하는 등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올해 관련 예산을 10년 전보다 세 배 가까이 늘어난 1조6000억원대로 책정하고 앞으로도 투자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편성해서 개인의 경쟁력확보를 돕는 것은 준비되지 않은 채 실업을 맞는 사람들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국가적인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들 입장에서는 많은 비용 들이지 않고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만큼 기회를 잘 활용해 각자 자신의 적성에 맞는 평생의 직업을 만들어 간다면 그것이야 말로 실업의 공포를 극복하는 길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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