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화예수금의 변동성이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노형식 연구위원은 20일 `국내은행 외화예수금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해 외화예수금 규모가 1분기 말 351억달러, 2분기말 306달러, 3분기말 363억달러, 4분기말 314억달러로 큰 폭으로 변동했다"고 밝혔다.
또 외화예수금은 2008년 3분기부터 지속적으로 300억달러를 웃돌았으며 2009년 3분기에는 최대 규모인 393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예수금이 외화차입이나 외화사채보다 안정적이던 양상도 변화했다.
2007년과 2010년 표준편차를 비교해보면 외화차입금은 45억2천만달러에서 26억4천만달러, 외화사채는 52억5천만달러에서 18억8천만달러로 줄었지만 외화예수금은 16억6천만달러에서 27만8천만달러로 오히려 커졌다.
노 위원은 "외화예수금 변동성 확대는 환율에 민감한 수출입기업들의 원화가치에 대한 기대 형성, 무역수지 흑자기조, 공기업의 해외채권 발행 확대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노 위원에 따르면 기업의 거액 외화예금이 은행의 외화예수금 변동성을 좌우한다.
예컨대 수입업자의 수입대금은 계약일과 결제일 사이 원화가치 하락이 예상되면 미리 달러현물 매입을 통해 외화예금 계좌에 유치해 은행의 외화예수금이 늘어나지만 결제일이 되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자금이다.
또 작년에 나타난 은행 외화예수금의 큰 변동성 역시 수출업자가 받은 수출대금과 공기업이 해외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외화자금이 국내 은행에 입금되면서 외화예수금이 급격히 늘어났다가 기업의 외화자금 집행계획에 따라 급격히 인출된데 기인했다.
노 위원은 "외화예수금이 큰 변동성을 보임에 따라 은행들이 예비적 동기로 현금성 자산 혹은 초단기 외화자산의 운용을 늘리고 있다"면서 "은행은 외화예수금의 변동성에 대비하거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업자금관리서비스에 외화자금을 포함해 제한적이나마 기업의 외화예금 변화요인을 미리 파악해 대비하거나 달러 위주의 외화예수금 통화별 상품구성을 다양화해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분산시키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