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리스크, 상방과 하방 위험 공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글로벌 경제가 상방과 하방 위험에 대해 중립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에 대해선 4.5%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오찬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는 양쪽의 위험이 비슷한 규모이기 때문에 한 쪽으로 변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직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당시에는 새로운 리스크가 생기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하방 위험이 또 생겼다”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나라에서는 4월이 돼야 다시 판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의 지진 사태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옆의 나라가 대재앙을 겪고 있는데 일본 사태에 의한 물가 영향에 대해서는 말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대지진 사태로 인한 원화 변동성 확대에 대해서는 “과거 유럽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진앙지는 유럽이였지만 환율 변동성은 원화가 더 컸다”며 “거시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여러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실업률에 대해서는 “이번 한 달만 보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올해 3.7%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 총재는 이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에서 ‘글로벌 금융경제여건 변화와 한국경제의 과제’란 주제로 연설했다.
이 연설에서 그는 “한국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물가안정이다”며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반기에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 공급측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 압박이 집중될 것으로 보았다.
김 총재는 “공급 측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임금상승 등 다른 부문에 확산하는 2차 효과를 차단하는 것이 긴요한 정책과제”라고 밝혔다.
환율 변동성 축소를 위해서는 “선물환 포지션에 대한 규제, 외국인의 국내채권투자에 대한 원천 과세 환원 등을 통해 변동성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중에는 외환건전성부과금 제도 등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