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불예금 증가…“기대 아직 일러”
시중은행들이 저축은행 부실 사태에 따른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저축은행 부실사태와 연이은 영업정지로 저축은행 예금 가입자들이 시중은행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계기로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18일 57조5803억원에서 25일 59조3916억원으로 1조8011억원 증가했다. 저축성예금은 같은 기간 118조4210억원에서 119조1290억원으로 7080억원 늘었다.
신한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17일 34조9472억원에서 23일 36조4722억원으로 1조5250억원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2월 총수신도 지난 1월 대비 3조원이상 늘어났다. 우리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2월 말 현재 155조4804억원으로 전달보다 3조2053억원 증가했다.
우리은행 측은 주로 기업 대상의 예금 등의 수신 비중이 높아 개인 예금보다 기업 수신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산 지역에서는 기존 저축은행 고객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기존 저축은행을 거래하던 (부산지역) 고객의 은행 내점이 많아졌다”며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저축은행 예금을 대지급 받으려고 입출금통장을 개설하는 개인 고객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금을 은행에서 바로 찾을 수 있는 요구불 예금의 증가는 저축은행 예금 가입자의 이탈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은행권 일각에서는 2월 요구불예금 증가만으로 저축은행 자금의 은행권 이동을 단정 지을 순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요구불 예금이 아닌 정기예금 가입 잔액이 증가해야만 저축은행 부실에 따른 은행권의 반사이익을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 사태 당시 고객 문의가 많았고 수신도 늘었지만, 저축은행 고객이 은행으로 이동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저축은행 고객이 은행으로 자금을 이전했다면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