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위 12사 거래대금 5% 그쳐
주식워런트(ELW)시장에 진출한 중소형 증권사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도입 5년만에 ELW시장은 일평균 거래대금 1조5000억원을 훌쩍 넘기며 세계 2위 시장으로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정작 증권사간 빈부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LW시장에서 유동성공급(LP) 역할을 하고 있는 전체 30개 증권사 가운데 작년 말 기준 맥쿼리, 한국투자, 우리투자증권 등의 상위 6개사의 일평균거래대금은 총 4185억원 규모로 전체 시장규모의 60%에 달한다.
반면 메리츠, 유진투자, NH, 키움, 한화, HMC투자증권 등 하위 12개사의 시장거래 대금은 전체 시장의 5% 수준에도 못 미쳤다. 이들 증권사들의 거래대금을 모두 합해도 상위 6번째인 신한금융투자의 거래대금 보다 작은 수준이다.
물론 올해 후발주자들이 매출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빈익부 부익부’현상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행가가격과 만기일이 같은 지수형ELW를 동시에 상장시켜도, 주요 상위 증권사에게만 투자금이 몰리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로 인해 하위증권사들은 낮은 시장점유율로 거래가 미미한 상황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소탐대실의 우(愚)'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즉, 콜 ELW(지수상승시 수익)의 경우, ELW 발행물량을 매도한 후 수익을 늘리기 위해 매수포지션을 최대한 낮춰 잡아 호가를 제시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 관계자들은 업계 평판(reputation) 역시 하위 증권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형증권사 한 파생운용팀 관계자는 “ELW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중소형증권사 파생상품팀 관계자들이 여러차례 문의를 하고 있지만, 내재변동성과 행사가도 같은 상황에서 딱히 이렇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로서는 흥행이 증권사들의 평판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운용능력 향상을 위해 전문인력 확보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워낙 이쪽 분야가 이직도 많고, 업계에서 입소문이 돌면 외국계증권사로 가는 사례가 많아 그것마저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최근 투자자보호를 위한 LP평가제도가 오히려 시장건전화에 역행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로 잦은 거래와 호가제시로 거래대금이 폭증해도, 이는 결국 증권사들의 수익보다는 스켈퍼들이 활동하기에 더욱 유리한 환경으로 조성되고 있을 뿐”이라며 “LP평가는 건전한 ELW 시장 조성을 위해 적극적인 유동성공급을 유도하려는 의도였지만 결국 이는 단타매매를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