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로 발이 묶였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하나 둘 출국을 시작하고 있다.
트리폴리공항에는 전세기를 타려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와 자위야 등 서부 지역에서 대규모 주택건설 공사를 하는 신한건설과 한일건설은 전세기를 예약해 이집트 카이로로 빠져나오기로 했다.
중견 건설사뿐 아니라 애초 잔류를 결정했던 대형 건설사들도 전세기 편으로 직원들을 일부 철수시키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정부가 보내는 이집트 항공기를 이용해 트리폴리 지사 직원과 가족, 트리폴리 웨스트 발전소와 알칼리지 발전소 현장 직원, 협력업체 직원 등 총 20여명의 한국인이 출국할 예정이다. 벵가지 송전선로 현장에 근무중인 직원들 15명(가족 3명 포함)은 이날 벵가지항에 도착하는 터키 선박을 이용해 리비아를 빠져나오기로 했다.
대우건설도 리비아 지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가족과 인턴사원 1명 등 총 15명이 이번 특별 전세기를 통해 돌아올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현장이 리비아 군의 보호를 받고 있어 안전한 편이지만 우리 정부의 지침에 따라 필요 인력만 남겨두고 직원들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해외영업본부장이 리비아로 출국했으며 현지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는 현장소장과 관리인 등 필수 인원만 남긴 채 일시적으로 직원들을 철수시킨다는 방침이다.
시위가 격렬해 위험한 동북부나 서남부의 업체들은 비행기를 탈 수 없어 육로로 이웃나라 국경을 넘기로 했다.
최대 위험지역인 동북부 데르나에 있던 원건설 소속 한국인 근로자 39명과 외국인 근로자 1000여명은 이날 새벽 차량 10대로 이집트 국경에 도착했으며 남은 직원 500여명(한국인 14명)도 곧 이집트로 넘어올 예정이다.
리비아 남부 나루트 인근에서 대학 건설공사를 진행하던 코스모 D&I는 남쪽 튀니지 국경을 육로로 돌파하기로 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다만 인근 젠탄에서 주택 공사를 하는 이수건설 소속 한국인 근로자 70여명과 합류해 함께 이동할지, 먼저 출국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강도로 변신한 현지 주민들에게 차량 3대를 강탈당한 이수건설 현장 직원들은 전날부터 연락이 두절돼 본사에서 애를 태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