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명태 사라지고 오징어 늘어...남해, 아열대성 어류 급증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서 잡히던 전통어종이 사라지고 있다. 특히 동해안의 수온이 급격하게 상승해 명태가 사라지고 남해안에는 돔 등 아열대성 어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70∼1980년대 동해안 어획량의 30%에 이르던 명태가 수온 상승으로 자취를 감췄다. 대신 1970~1980년대 동해 어획량의 10%에 불과했던 오징어는 2009년 49.9%를 차지했다. 서해도 1980년대 이전 전체 어획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던 참조기와 갈치의 어획율이 10% 이하로 줄었다. 대신 멸치의 어획량은 늘어 서해 전체 어획량의 40%를 차지했다. 남해안은 아열대성 어류 비중이 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센터가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제주 연안해역의 어획물을 분석한 결과 아열대성 어류가 전체 어류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다양하게 출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도 남부해역의 아열대성 어류가 46%, 북부해역이 24%로 급증하는 등 아열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아열대성 어류로는 노랑벤자리, 금줄촉수 등 새로운 어류들이 등장하고 제주 연안 가까이에서는 쥐돔이 많이 잡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반도 주변 어종이 바뀌는 것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 때문이다.지난 1983년부터 2008년까지 우리나라 연근해 표면수온은 평균 0.733℃ 올라 갔으나 바닥 저층수온은 오히려 차가워져 평균 0.256℃ 내려간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대게와 꽃게, 갈치, 도루묵, 참조기, 청어 등의 어장은 북상중이고 저층냉수성 어종인 대구와 꼼치, 말쥐치는 남하 하고 있다. 또 동해, 경남, 진해에서는 주로 잡히던 대구는 분포영역이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전남 고흥과 여수지역에서도 잡히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강수경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이상한파로 고등어와 오징어 어획량이 일시적으로 줄기는 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수온 상승으로 명태 등 한류성 어종이 감소하고 멸치, 고등어, 오징어, 다랑어류 등 난류성 어종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