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장남 세창씨, 금호석화 1.42% 처분
2009년‘형제의 난’으로 갈등을 빚어 온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형제가 씁쓸한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금호 사태로 경영에서 물러났던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최근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11월 경영복귀 이후 워크아웃 조기 졸업을 위해 대한통운 매각 선언, A380항공기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경영현안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지만 동생인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화의 계열분리를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최근 박삼구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가 금호석유 화학 지분 1.42%를 처분했다. 박 전무는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금호석유화학 주식 36만1572주를 장내 매도했다. 주식 매각금액은 약 512억원이다. 이에 따라 박 전무의 금호석화 지분은 5.68%에서 4.26%로 감소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세창 전무는 돈을 빌려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며 "금호석화 주식을 판 돈은 최근 만기가 도래한 대출금 상환에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박세창 전무는 물론 박삼구 회장이 금호석화 지분을 정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금호석화의 최대주주는 고 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금호석화 부장으로 11.9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이어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장남인 박준경 금호석화 부장이 8.59%, 박찬구 회장이 7.61%를 가지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5.30%이다.
실제로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화 독자경영에 대한 의견을 자주 피력했다. 박찬구 회장은 최근 여수를 찾아 “선친의 창업 정신이 담겨 있는 금호 사명과 브랜드는 계속 유지하겠다. 다만 채권단과의 협약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는 철저하게 분리경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관계는 이미 채권단에서 분리경영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며 “금호석유화학,금호피앤비,금호미쓰이, 금호폴리켐 등 그룹에서 떼어져 나온 석유화학 계열사는 독자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호석화는 금호아시아나 CI도 사용하지 않는 등 계열분리를 서두르고 있어 박 회장 형제간 이별이 본격화 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