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망명설 일축...국제사회 강력규탄
리비아의 민주화 유혈사태로 사상자가 속출하며 사실상 내전상황으로까지 치달으면서 사망자가 6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가 세력을 확장해 가는 상황 속에 일부 군 장교와 정부 측 인사들의 이탈이 가시화하자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22일(현지시간) 시위 사태 이후 처음으로 TV방송에 출연, 자신의 망명설을 일축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카다피는 "베네수엘라가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 있다"면서 "영세방송사의 터무니없는 망명설 보도를 믿지 말라"고 말했다.
카다피의 방송 출연에는 자신의 건재를 과시함으로써 내부 결집을 도모하고 지지 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한 노림수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태 도중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정부군의 무차별 공격으로 사상자는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권 사이트인 온이슬람넷은 21일 리비아 소요사태로 인한 사망자수가 6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반전쟁범죄국제연대(ICAWC)'는 며칠째 리비아 곳곳에서 이어진 소요사태로 519명이 사망하고 3980명이 부상했으며 실종자가 15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이날 트리폴리에서 시위대를 향한 보안군들의 무차별적인 총격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증언했다.
트리폴리 외곽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아랍 위성TV 방송인 알-자지라와의 전화통화에서 "리비아 전투기와 군용 헬리콥터가 트리폴리의 여러 지역을 차례로 폭격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다피의 아들인 사이프 알-이슬람은 TV에 출연, "목표물이 시외의 탄약 보급창이었다"고 해명했다.
국제사회는 리비아 정부의 민간인에 대한 폭력진압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유혈진압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리비아의 시위사태가 내전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석유업체 근로자를 비롯한 외국인들의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독일 터키 등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가 제2의 도시 벵가지에 이어 트리폴리까지 확산되자 자국민과 직원 철수를 지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