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LG패션 SPA 사업 본격화…유니클로·H&M 등 공격적 점포 확장
국내 패션업계는 패스트패션(SPA) 대전이 시작됐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고급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시장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패션업체들이 품질이 좋으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인 ‘토종 SPA 브랜드’를 런칭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SPA 브랜드 ‘망고’를 국내 선보이면서 패스트패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제일모직은 자체 SPA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내년 상반기 내 SPA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자회사인 개미플러스에서 신규사업을 맡아 진행할 예정이며, 남성과 여성복은 물론 진 느낌이 나는 캐주얼한 상품 등 상품개발에 힘쓰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2012년 봄시즌에 브랜드를 론칭하면 명동이나 강남 등 핵심 상권에 대형 스토어를 여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고급스러운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패스트패션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다임도 SPA 브랜드 ‘스파이시칼라(SPICYCOLOR)’를 론칭하고 오는 21일 서울 명동에 1호점(200평 규모)과 2호점(50평 규모)을 동시에 오픈한다. 이 브랜드는 스타일리시하고 유니크한 스타일의 패션 아이템이 주를 이루며 10대 후반부터 30대 초중반까지 넓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리뉴얼을 통해 한국형 SPA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LG패션의‘TNGT’는 올해 매장을 80개로 확대해 SPA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상권 특성에 맞춘 콘셉트 매장을 열어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전략이다.
토종 브랜드 코데즈컴바인도 올해 서울 홍대입구, 대구 동성로 등에 10개점을 열고 유통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스파오·미쏘 등 2개 브랜드를 론칭한 이랜드도 올해 스파오 유통망을 32개까지 확대하고 미쏘는 27개로 늘려 각각 1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울 방침이다.
토종 브랜드들의 반란이 거세지면서 자라·유니클로·H&M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올 한해 유통망을 늘려 외형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유니클로는 올해 10개 이상의 매장을 추가로 늘리고, 키즈·이너웨어·신발 등의 아이템 라인을 확대할 예정이며 매출 3500억원을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 2월 서울 명동의 복합쇼핑몰 눈스퀘어에 1호점을 내고 8월에는 인접한 명동 중앙로에 2호점을 내며 급성장한 H&M은 올해 총 4개점을 오픈한다. 이미 신세계 인천점과 충청점에 들어가고, 서울 구로의 복합쇼핑몰 디큐브시티와 여의도의 IFC몰에도 입점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스트패션에 빠르게 반응하는 국내 시장은 국내외 브랜드들의 격돌장이 되고 있다”며 “올해는 글로벌 브랜드들에게 대항하는 토종 SPA 브랜드들의 론칭과 사업확대가 잇따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 패스트패션
최신 트렌드와 소비자 반응에 맞춰 1~2주 단위로 빠르게 상품을 기획·생산해 판매하는 의류를 말한다. 한 업체가 디자인부터 생산·유통·판매까지 일괄적으로 담당하는 제조직매형 의류(SPA: speciality store retailer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