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규제에 우는 '한국 주커버그' 꿈

입력 2011-02-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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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5억명 이상 회원수를 보유하고 기업가치가 600억달러(약 67조원)에 달하는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27) 창업자는 중학교 때 게임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스무살 때 페이스북을 만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 라디오 연설에서 “마크 주커버그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수 있도록 젊은이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열린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앱스토어의 성장은 개인 개발자도 스스로 개발하고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국내 1인 개발자들은 그냥 다른 나라처럼 혼자 집에서 게임하나 만들어서 마음대로 팔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볼멘소리를 터뜨린다.

현행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일반 대중에게 유통하는 모든 게임물은 영리든, 비영리든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사전 등급분류를 받거나 사전 등급분류의 예외 게임물임을 유통 이전에 확인받아야 한다.

사전에 연령 등급 분류를 하는 것은 거의 모든 국가에서 하는 것이지만 게임을 생산·수출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법정 사전심의제가 아닌 자율 사전심의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와 다르다.

비영리 커뮤니티에 존재하는 수십만 건의 플래시 게임과 앱스토어에서 쏟아지는 수천 건의 애플리케이션을 현재와 같은 법의 테두리 하에서 사전 심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비영리 인디게임에 대해 무조건 사전 등급분류를 받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 보호법에 의거한 자율 규제를 성실하게 이행하면 인센티브를, 악용하는 게임에 대해선 강력한 처벌과 감시를 하면 된다.

개방형 시장 환경에 부적합한 과거의 잣대로는 청소년 보호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

비영리 인디게임 개발자나 1인 개발자가 창작물을 만들어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이 청년 창업의 활성화를 촉진시키고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면 ‘제2 주커버그’가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규제가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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