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가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지만 기업 경기 둔화, 가계 부채 상환 부담 증가 등에 대한 우려로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11일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2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7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2.25%의 기준금리를 2.50%로 전격 인상한 뒤 2개월 만인 지난 1월에도 시장의 예상을 깨고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업 경기 둔화, 가계 부채 상환 부담 증가 우려 등을 볼 때 한은이 쉽사리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월 소비자물가를 부문별로 보면 농산물(24.4%)과 수산물(13.7%) 가격이 크게 올라 농축수산물이 17.5% 상승했고, 공산품은 4.3% 올랐다. 서비스 부문은 2.2%, 공공서비스는 1.1%, 개인 서비스와 집세는 각각 2.6% 상승률에 그쳤다.
이날 김중수 총재는 "지난달과 같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총재는 국내 경기에 대해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지난해 12월중 소매판매가 기저효과로 전월대비 감소했으나 설비투자 및 건설투자가 늘어나고 수출은 1월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말했다.
또한 "유로지역 재정문제와 이집트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 등이 성장의 하방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그러나 이런 요인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강화돼 충분히 상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총재는 기준금리 정상화와 관련 "다른 사람이 보기에 속도가 느리다고 판단하지 않을 정도로는 갈 것"이라며 "세계 경제에서 위치하고 있는 한국의 경제상황을 가장 주의깊게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총재는 이날 금통위의 결정이 만장일치가 아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