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사태] 무바라크 사임 거부...금융시장 '실망'

입력 2011-02-11 08:57수정 2011-02-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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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금융시장 회복 불가능할 수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오는 9월까지 점진적 권략이양을 발표하자 시민들이 신발을 들며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임을 기대했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예상과 달리 9월까지 사임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국영TV를 통한 연설에서 "오바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오는 9월까지 권력을 점진적으로 이양할 것"이라면서 "헌법 조항의 일부 수정과 비상계엄령을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이집트 증시와 연동하는 마켓벡터이집트인덱스 상장지수펀드(ETF)는 무바라크 연설 직전까지 6%가 넘게 올랐지만 연설 이후 0.5%로 상승폭을 축소했다.

전문가들은 이집트 금융시장이 혼란을 넘어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기관 핌코의 모하마드 엘-에리안 최고경영자(CEO)는 "이집트 증시가 재개장했을 때 막대한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면서 "금융시장은 이집트의 안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무바라크의 이날 발언은 주요 외신을 비롯해 미국 정부의 예상을 깨뜨린 것이다. AP통신을 비롯해 주요 언론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날 하야를 발표할 것으로 일제히 예상했다.

리언 파네타 CIA 국장은 의회 청문회서 10일 무바라크 사임 가능성 높다고 발언해 무바라크 하야설에 힘을 실었다.

이집트 시민들은 이날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무바라크의 사임을 축하하며 열광했지만 무바라크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자 신발을 집어던지며 욕설을 퍼붓는 등 울분을 터뜨렸다.

무바라크가 즉각적인 하야를 거부하면서 11일 예정된 '100만 항의 시위'는 예상보다 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이날 무슬림의 금요 기도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11일이 이집트 소요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는 젊은 지식인 위주에서 전국의 노동자들과 농민의 봉기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문제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연설 내용처럼 9월까지 임기를 채울 경우 시위 진압이 강경 또는 폭력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집트 정부는 평화적 시위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강경 진압으로 선회할 경우 인명 피해 확산과 기반 시설 파괴 등 이집트 소요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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